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사제단)이 30일 오후 7시 반경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시국 미사를 가졌다. 교인과 일반 시민 등 8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사제단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자진 굴복하여 문제의 쇠고기와 위험한 부속물 수입을 전면 허용했다. 대통령이 국민의 기대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며 전면 재협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미사를 마친 뒤 8시 50분경부터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신부 100여 명이 ‘촛불이 이긴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앞장섰고, 참석자들은 1시간여 동안 숭례문∼명동∼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돌아왔다.
사제단 김인국 신부가 오후 10시경 미사의 종료를 알리자 참석자 대부분은 해산했지만 400여 명은 오후 11시 반이 넘어서도 촛불을 들고 서울광장에 머물렀다.
경찰은 종교 행사인 미사는 허용하되 도로 무단 점거를 봉쇄하기 위해 서울광장 주변 일부에 차벽을 설치했지만 거리 행진을 막지는 않았다.
사제단은 서울광장에서 천막을 치고 국민의 뜻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단식 기도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미사에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원내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이석현 천정배 통합민주당 의원, 노회찬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 등 정치인 20여 명이 참석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