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뮤지컬 시장은 그야말로 ‘빅뱅’이다.
‘맨 오브 라만차’ ‘캣츠’ ‘시카고’ ‘갬블러’ ‘헤드윅’ ‘쓰릴미’ 등 작품성과 흥행성이 검증된 브로드웨이 뮤지컬들이 대거 몰려왔다. 이들의 특징과 매력은 무엇인지 뮤지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오락성 음악 캐스팅 무대 스토리 등 다섯 항목을 기준으로 점수(각 부문 100점 만점)를 매겼다.
○ 캣츠
고양이들의 화려한 율동과 기발한 무대장치 등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5월부터 브로드웨이 공연팀이 내한 공연을 하고 있으며 9월엔 국내 팀이 첫 라이선스 공연을 갖는다. 캣츠는 스토리에서는 낮은 점수를, 오락성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씨는 “진짜 고양이 같은 눈빛과 손짓, 움직임 등 세세한 연기가 매력이다. 자막보다 배우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면 더 재미있다”고 조언. 1644-0078
○ 맨 오브 라만차
지난해 한국 뮤지컬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데이비드 스완 연출에 조승우 정성화 씨의 돈키호테 역 더블캐스팅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해 돈키호테는 정성화 류정한 씨로 이뤄진 더블캐스팅. 여기에 윤공주 이훈진 씨 등 2005년 2007년 멤버가 고루 포진했다. 각 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원종원 씨는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 이야기가 동시에 펼쳐지는 극중극이어서 1인 2역의 변신을 관찰하면 더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1588-5212
○ 시카고
지난해 ‘옥주현의 재발견’이라고 불렸을 만큼 록시 하트 역의 옥주현 씨의 활약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벨마 역의 최정원 김지현 씨, 록시 하트 역의 옥주현 배해선 씨 등은 올여름 뮤지컬 중 최고의 여배우 라인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호사 빌리 역에는 남경주 성기윤 씨가 더블캐스팅됐다. 1544-1555
○ 갬블러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도박꾼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허준호 전수경 배해선 이건명 씨 등 인기 뮤지컬 배우들의 라인업도 화려하지만 전문가들은 음악에 귀를 기울이라고 제안한다. 박병성 ‘더 뮤지컬’ 편집장은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출신의 에릭 울프슨이 만든 ‘골든키’ ‘라임나이트’ 등은 뮤지컬사에 길이 남는 명곡들”이라고 평가했다. 02-577-1987
○ 쓰릴미
뮤지컬로는 흔치 않은 추리극이다. 1924년 미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 동성애, 추리, 살인 등 독특한 소재로 인기를 모았다. 가족이 함께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 씨는 “1930, 40년대의 흑백 추리 영화를 보는 것처럼 드라마가 탄탄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02-744-4334
○ 헤드윅
2005년 초연부터 ‘화끈한’ 무대와 동성애라는 코드, 오만석 조승우 이석준 송창의 씨 등 ‘꽃미남’ 스타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다. 헤드윅은 오락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올해는 김다현 송용진 이주광 씨 등이 출연한다.
공연 칼럼니스트 유경숙 씨는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록 음악과 트랜스젠더라는 자극적인 소재 등 흥미로운 소재를 고루 포함하고 있어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화끈한 피서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02-501-7888
※ 설문조사에 참여한 분들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 더 뮤지컬 편집장 박병성, 공연전문지 플레이빌 기자 김아형,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서울문화재단 대표 안호상, 뮤지컬 칼럼니스트 유경숙, 공연기획사 NDPK 홍보마케팅실장 필중연, 뮤지컬 프로듀서 임미란,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마케팅팀 과장 손미정, 충무아트홀 사장 윤정국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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