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休&宿<28>사계절 관광지 아산

  • 입력 2008년 7월 4일 02시 58분


충남 아산과 천안은 이웃이다. 그런 두 도시가 크게 한판 붙은 적이 있었다. ‘천안아산’으로 최종 확정(2003년) 된 경부고속철도의 역사 이름을 두고서다. 천안시는 이용객 대부분이 천안시민이며 역사가 천안 생활권에 있으니 ‘신천안’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산시는 역사가 아산 땅에 있으니 ‘아산’이 마땅하다고 맞섰다. ‘천안아산’은 당시 건설교통부의 솔로몬식 해법이었다. 아산시민은 부(副)역명으로 ‘온양온천’을 병기한 조치로 아쉬움을 달랬다.

교통의 요지 천안. 아산도 같다. 사통팔달이다. 서해안(서평택, 송악 나들목), 중부(진천 나들목), 경부(천안 나들목) 등 고속도로는 물론 경부고속전철(천안아산역)과 장항선(온양온천역 도고온천역) 등 철도도 아산과 쉽게 연결된다. 앞으로는 더 좋아진다. 천안까지 연결된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올 연말에는 장항선과 연계된다.

그러면 온양온천역이 전철과 연결돼 서울시민이 전철을 타고 온양으로 온천여행을 갈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아산도 더더욱 수도권 시민과 가까워진다.

아산은 지명에서 느껴지는 어감만큼이나 아담하다. 큰 산은 없지만 그 숲은 그윽하다. 비록 방조제(삽교호 아산만)에 막힌 강과 바다지만 갯내음과 호반의 정취가 짙다. 좌우로 포진한 천안과 평택을 보라. 온통 잿빛 분위기인 데 반해 아산은 숲과 산으로 초록의 세상을 펼친다. 게다가 온양 도고 아산 등 온천도 세 개나 된다. 참살이 여행 개념이라면 아산만 한 곳도 없다.

○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 공세리 성당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 등장했던 바로 그 마룻바닥 성당이 이곳 공세리 성당이다. 언덕마루에 거대한 팽나무 가지로 감싸인 채 석양에 물드는 붉은 벽돌 고딕양식의 이 성당. 유럽의 한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런 유럽의 풍모는 이 성당을 지은 파리외방선교회 선교사인 프랑스인 드비즈 신부로부터 왔다. 그는 1895년 이 자리에 있던 공세미(세금으로 거둔 쌀) 창고를 헐고 이 ‘믿음의 창고’를 지었다. 공세리라는 지명은 공세미에서 왔다.

성당 옆 팽나무 가지 아래의 성모상, 성당을 감싼 숲 그늘의 오솔길 가장자리에 조성한 십자가의 길 조상(재판에서 십자가형을 받고 죽기까지의 예수 수난을 기억하고 참배하기 위해 그 과정을 14개로 나누어 조각상으로 만든 것), 언덕 지하의 성체 조배실(성체를 마주하고 기도하는 곳), 성당 마당의 순교자 현양 탑…. 이곳은 병인박해 당시 순교한 분들을 모신 성지인 만큼 천주교신자라면 꼭 한 번 찾아볼 성스러운 곳이다.

○ 수려한 정원 피나클랜드, 걷기 좋은 봉곡사 숲길 성당을 나와 온양온천 방향으로 5분쯤 가다 보면 만나는 피나클랜드. 아산만 방조제 공사 때 까부숴진 석산의 초라한 몰골을 인공폭포와 이끼, 연못으로 조경해 예쁜 정원으로 탈바꿈시킨 주인 박건상 씨의 굳센 의지가 아름답게 피어난 테마 정원이다.

메타세콰이아 진입로를 지나 꽃으로 장식된 서클 가든에 닿으면 정면 산등성으로 아름다운 정원이, 오른편 레스토랑으로 이어진 구릉 아래로 개구리가 합창하는 연못이, 그리고 아이들이 마구 뛰놀 수 있는 너른 잔디밭이 펼쳐진다.

산책로를 따라 오른 산중턱의 전망대, 수생식물로 뒤덮인 연못의 수면은 일본 설치작가 신구 스스무가 만든 바람개비 모양의 설치물로 장식됐다. 전망대에서 좀 더 오르니 산꼭대기에 ‘진경산수’라는 정원이 펼쳐진다. 돌 캐낸 뒤 내팽개쳐진 석산을 인공폭포와 연못으로 조경한 그곳이다. 여기 서면 왼편으로 서해대교, 정면으로 아산만 방조제가 보인다.

봉곡사 숲길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제멋대로 자란 훤칠한 소나무가 한데 모여 그윽한 숲 향기를 뿜어내는 멋진 곳이다. 숲길 끝에 자리 잡은 봉곡사까지는 600m. 숲 그늘이 어찌나 짙은지 오르는 내내 7월 오후의 열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숲의 고마움을 100배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두 곳 모두 온천욕을 마치고 상쾌함을 호흡하기에 기막힌 곳이다. 그러니 아산 여행길에 잊지 마시기를.

○ 꽃 천국 ‘세계꽃식물원’

이곳은 말 그대로 꽃 세상이다. 1000종의 꽃이 있다니 세인의 눈에는 세상의 모든 꽃이 다 있는 듯하다. 전시장은 유리온실이다. 온도를 마음대로 조정하다 보니 철 지난 꽃도 숱하게 보인다. 4월이면 지는 수선화가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곳은 화훼농가의 농민들이 모여 만든 영농조합법인.

연중 20여 가지 테마로 쉼 없이 꽃전시회를 여는데 만지면 움츠러드는 미모사 등 호기심을 발동시킬 희한한 꽃도 많았다.

입장료가 좀 비싼 편(어른 6000원)이지만 선물로 미니 꽃 화분을 주니 불평은 없다. 꽃잎을 손수건에 찍어 염색하는 공방체험(4000원), 꽃잎을 넣어 먹는 꽃비빔밥(5000원)도 있다. 물론 꽃과 화분, 나무도 판다.

아산=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3대 온천의 자랑거리

√ 온양, 피부치료에 효험

√도고, 동양4대 유황천

√아산, 독일식 시설 명성

스파(spa)란 원래 벨기에의 한 지명이다. 그 스파가 수(水)치료의 대명사가 된 연유는 이렇다. 때는 16세기. 당시 중세 유럽인은 철분 부족으로 인한 질병을 광천수 음용으로 다스렸다. 그 와중에 윌리엄 슬링스비(영국인)가 벨기에 여행 도중 광천수 마을인 스파를 지나게 됐다. 영국에 돌아온 그는 스파 광천수와 비슷한 샘을 요크셔에서 발견해 우물로 개발했다. 이것이 영국 최초의 리조트가 된 해로게이트의 ‘잉글리시 스파(The English Spaw)’다.

아산의 온양 온천은 ‘한국판 스파’다. 역사는 오리지널 스파보다 더 깊어 1300년(통일신라시대)을 헤아린다. 여기 지명에 온천을 뜻하는 글자(온수군)가 등장한 것은 고려 때, 수치료 개념으로 이용된 때는 조선시대다. 안질 치료차 찾은(1443년) 세종을 비롯해 세조 현종 숙종 명종 영조 정조가 찾았다. 이곳에 있었던 ‘온궁(溫宮)’은 그런 왕들을 위해 지은 행궁이다.

아산에는 온천이 두 개 더 있다. 온양 서쪽으로 15km 거리의 도고, 그리고 아산이다. 도고 역시 신라시대에 등장하지만 본격적인 개발은 1970년대부터다. 수온은 온양보다 낮아도 수질(약알칼리성 단순유황천)은 ‘동양 4대 유황온천’에 들 만큼 우수하다. 1980년대 중반에 개발된 아산온천은 국내 최초로 선보인 독일식 쿠어하우스(수치료센터) 개념의 ‘아산 스파비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도고온천에는 호텔 콘도 등 10여 개 시설이 있다. 그중 터줏대감은 1971년 온천 개발에 착수했던 파라다이스 도고호텔(1977년 개관). 이 호텔이 7월 1일 워터파크 시설까지 갖춘 ‘명품급’ 스파를 개장했다. 이름은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로 5000명을 수용할 정도로 대규모다. 바데풀과 로텐부로(노천온천탕)를 갖춘 온천탕은 물론 워터파크(야외)까지 모두 지하 300m에서 끌어올린 35∼37도의 유황온천수를 공급한다.

온천수에 유황이 kg당 1g 이상만 들어 있어도 유황온천으로 불린다. 그런데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그 함유량이 260.9g이다. 유황온천수는 세포 노화를 더디게 하고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며 피부의 미백 효과와 주름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호텔 측은 밝혔다.

햇빛이 조망되는 밝은 실내의 대욕장, 길이 150m의 유수풀과 커플탕을 갖춘 워터파크, 히노키(편백나무) 욕조의 로텐부로, 럭셔리한 분위기의 실내 바데풀, 한중일식을 제공하는 푸드코트와 야외 바비큐 및 비어가든 등이 눈길을 끈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주소=충남 아산시 도고면 기곡리 180-1 ▽찾아가기 △도로: 경부고속도로∼천안 나들목∼아산(온양), 서해안고속도로∼송악 나들목∼삽교호∼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중부고속도로∼진천 나들목∼독립기념관∼천안∼아산(온양) △철도: 장항선∼선장역(걸어서 5분)∼도고온천역(시내버스로 3분) ▽요금 △스파: 7월 26일∼8월 10일 3만5000원(어린이 2만5000원), 이외 기간은 주말 2만5000원(1만8000원), 주중 2만 원(1만5000원) △온천탕: 주말 1만 원(6000원), 주중 8000원(5000원). ▽홈페이지=www.paradisespa.co.kr ▽문의=041-542-6031

아산=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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