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소규모 와인 생산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 구하기 힘들고 값도 비싼 보르도나 부르고뉴 와인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몬도비노의 와인이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것. 맛에서도 시간이 흐르며 숙성돼 깊은 맛을 내는 전통 와인 대신 갓 만들어 과일향이 풍부하고 달콤한 와인이 대세가 돼가고 있다.
하지만 몬도비노는 프랑스 랑그독 지역에서 패배를 감수해야 했다. 와인을 돈벌이 수단이 아닌 하늘로부터 받은 소명으로 여기는 ‘네고시앙’(포도를 사들여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이 와인의 원조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이었다.
와인학자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조너선 노시터는 외부 공개를 꺼리는 와인 제조 업계를 조명하면서 와인 비평가와 와인 유통 상인 등 업계의 ‘억만 장자 스타’들을 직접 만났다. 이를 통해 와인의 산업화, 세계화가 숨 가쁘게 진행되는 현장을 보여준다. 또 와인을 만드는 프랑스의 시골 노인과의 인터뷰를 비중 있게 삽입해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에 암묵적인 응원을 보낸다.
감독이 작가와 촬영을 겸해 직접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유럽, 북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세 대륙을 횡단하며 와인 산업의 세계화에 대해 탐구했다. 2004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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