從(종)은 順從(순종)이나 從屬(종속)처럼 따르다 또는 따르게 하다의 뜻 외에, 내버려 두다의 뜻도 있다. 뒤의 任(임)도 任務(임무)나 任用(임용)처럼 맡다 또는 맡기다의 뜻 외에 마음대로 하게 맡겨 두다의 뜻이 있다. 여기서는 모두 ‘∼가 ∼하도록 내맡겨 두다’ 정도의 의미이다. 위와 같이 대구를 이루는 두 구절에서 짝이 되는 글자들은 그 문법적 역할이 같을 뿐만 아니라 의미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躍(약)은 跳躍(도약)처럼 뛰다의 뜻이다. 一躍(일약)은 단번에 높이 뛰어오름을 가리킨다. 鳶飛魚躍(연비어약)은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뛴다는 뜻으로, 온갖 동물이 생을 즐기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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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공)은 구멍이나 구덩이를 뜻하는 穴(혈)이 부수로서 의미와 관련되고, 工(공)은 발음요소이다. 본뜻은 구멍이며, 비거나 헛되다는 뜻, 없거나 빈궁하다는 뜻, 허공이나 하늘의 뜻이 있다. 여기서는 텅 비고 넓다는 뜻으로 앞의 闊(활)과 짝이 된다.
바다는 그 광활함으로 온갖 물고기가 마음껏 뛰놀게 해준다. 하늘은 그 공활함으로 온갖 새들이 마음껏 날게 해준다. 넓고 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처럼 도량이 클 수야 없겠지만, 그래도 드넓은 자연을 자주 보면 조금은 마음이 시원스레 트이지 않을까? 宋(송) 阮閱(완열)의 ‘詩話總龜(시화총귀)’에 보인다. 구절 앞부분이 大海(대해)와 長空(장공)으로 된 것도 있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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