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부 4100여 명 가운데 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에서 활동하는 이는 5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신부들의 자발적 모임이어서 활동하는 이들의 수도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라며 “천주교 공식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사제단이 주도하는 이번 시국미사는 천주교의 공식 입장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제단은 1974년 당시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가 유신헌법은 무효라고 양심선언을 한 뒤 구속되자 그의 석방 및 민주화 운동을 전개하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1970, 80년대 한국 민주화 운동의 구심적 역할을 했으며 1987년 서울대생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을 폭로해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사제단은 1980년대 말부터 민주화 운동에서 통일운동으로, 1990년대에는 교회 쇄신 및 환경운동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노무현 정부 때는 사제단 원로 송기인 신부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으로, 함세웅 신부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사제단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엔 삼성 비자금 폭로를 주도해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 오해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제단이 김용철 변호사가 건네준 떡값 명단을 갖고 있다가 시기를 조율해 가면서 폭로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가 가톨릭계 안팎으로 일었던 것.
사제단이 시국미사를 진행하는 것은 2005년 경기 평택시에서 열린 미군기지 확장 반대 미사 이후 3년 만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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