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하 지식인들 신문-잡지 통해 시대의 아픔 이겨내…”

  • 입력 2008년 7월 7일 03시 00분


2년 동안 일제강점기의 신문 및 잡지 70종에 실린 철학사상 기사 3800여 건을 찾아 전사 분석한 영남대 한국근대사상연구단 최재목 단장(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연구원들. 대구=이권효 기자
2년 동안 일제강점기의 신문 및 잡지 70종에 실린 철학사상 기사 3800여 건을 찾아 전사 분석한 영남대 한국근대사상연구단 최재목 단장(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연구원들. 대구=이권효 기자
영남대 한국근대사상연구단 철학사상 분석 마무리

영남대 한국근대사상연구단이 일제강점기(1910∼1945)의 신문과 잡지에 실린 철학사상 분석 작업을 2년 만에 마무리했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인문학 기초연구 지원에 따라 지난해 신문을 조사했고 이번에 잡지까지 끝냈다.

▶본보 2007년 6월 11일자 A1면 참조
“일제하 지식인들 실학연구, 신문지면이 논의의 場 됐다”

연구단장인 최재목(47)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6일 “일제강점기에 지식인들이 신문과 잡지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시대의 아픔을 이겨내려고 몸부림친 노력이 그동안 무시된 측면이 많다. 일제강점기를 막연하게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단은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잡지 51종을 전부 확인해 철학사상 관련 기사 346건을 찾아 옮겨 적었다.

타이핑한 분량은 A4 용지로 2275쪽에 달한다. 잡지별로는 ‘조선지광’이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신흥’ 26건, ‘연희’ 22건, ‘신동아’ 19건이었다.

지난해 신문을 조사할 때는 철학사상 기사 3500여 건을 찾아내 A4 용지 1900여 쪽에 옮겼다.

연구단은 신문과 잡지에 실린 기사를 토대로 당시 지식인의 삶을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구한의대 박홍식(53·한국철학) 교수는 잡지 기사를 토대로 작성한 ‘안확의 조선철학사상개관에 대한 고찰’ 논문을 통해 “일제강점기의 철학사상은 박은식과 신채호를 중심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지만 안확의 이 글은 ‘한국(조선) 철학’이라는 독립된 용어를 사용한 데다 언문일치를 도입한 점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안확(1886∼1946)은 1922년 월간지 ‘신천지’에 ‘조선철학사상개관’을 싣는 등 신문과 잡지에 국학 관련 글을 활발하게 기고했다.

양명학 분야를 조사한 최 단장은 “일제강점기 양명학 기사(37건)는 우리 학술의 독자적 토대를 형성하는 소중한 노력이었다. 일본이 양명학을 토대로 메이지유신을 해내자, 우리도 새 분위기를 만들어 일제강점기를 벗어나려 한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일제강점기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의 대중매체에 실린 한국 근대사상가의 활동을 수집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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