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외에 마케터와 이슈메이커로서 서태지(사진)의 재능은 여러 번 발휘된 바 있다. 지난해 말 15주년 기념 앨범이 대표적인 사례. 이 앨범이 ‘1만5000장 한정 판매’ 방식으로 나오자 팬들은 매장 앞에 줄을 서기도 했다.
이번 8집의 대대적인 티저 마케팅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혀를 내두른다.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는 데 국내에서 서태지만 한 성공사례가 없다는 것.
서울대 김난도(소비자학) 교수는 “서태지의 이번 홍보 과정을 보면 티저 마케팅을 비롯해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바이러스처럼 동영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포)과 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벌이 윙윙대듯 논란을 일으켜 입소문을 냄) 등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옛 명성에 의존한 마케팅 전술’이란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특히 지난해 코엑스에 9일간 세워 뒀던 15주년 기념관, 자동차 CF 등을 통해 노출이 많이 된 터여서 신비주의가 더는 먹히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세대 김동훈(경영학과) 교수는 “티저 마케팅은 수용자에게 해석의 여지를 줘야 하는데 서태지는 잦은 노출과 메시지의 반복으로 해석까지 해주는 경향이 있다”며 “오랜 공백으로 팬들이 기억해 줄까 하는 불안감에 과도한 자극을 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가요계에서는 서태지의 마케팅 전략이 일단 효과를 내는 듯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음악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서태지는 29일 첫 싱글을 발표하고 8월 6일에는 MBC ‘컴백 스페셜’로 복귀를 알린다. 8월 15일에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ETPFEST(Eerie Taiji People Festival) 2008’ 무대에 오른다. 이런 일련의 복귀 전략이 마케팅과 어떻게 어울릴지….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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