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달인들 ‘칠레의 신화’ 음미하다

  • 입력 2008년 7월 8일 08시 08분


‘베를린 테이스팅 서울’ 개최

칠레 와인에 대한 혁신적인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 테이스팅 이벤트 ‘베를린 테이스팅 서울’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와인 전문가 4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베를린 테이스팅’은 칠레의 고급 와인 명가인 비냐 에라주리쯔가 2004년 독일 베를린에서 36명의 유럽 최고의 와인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칠레 6종, 프랑스 6종, 이탈리아 4종 등 16종의 와인을 놓고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한 결과 칠레 와인 비네도 채드윅 2000과 세나 비냐 에라주리쯔&로버트 몬다비 2001이 보르도 최고 와인으로 평가받는 샤토 라피트, 샤토 마고, 샤토 라뚜르를 제치고 1, 2위를 차지한 것을 말한다.

1976년 역사적인 ‘파리의 심판’(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캘리포니아 와인이 레드와 화이트 모두 프랑스 와인을 이긴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한 베를린 테이스팅은 칠레 와인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비냐 에라주리쯔는 이에 자신감을 얻어 브라질(2005), 도쿄(2006), 토론토(2007) 등 매년 다른 나라를 돌며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열고 있다.

‘파리의 심판’을 주최한 와인 전문가 스티븐 스퍼리어가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이번 ‘베를린 테이스팅 서울’에는 프랑스 3종(샤토 무똥 로칠드, 샤토 라피트, 샤토 마고), 이탈리아 2종(티냐넬로, 사시까이아), 칠레 5종(돈 막시미아노, 세냐, 비네도 채드윅) 등 총 10종의 와인이 블라인드 테이스팅 대상이 됐다. 빈티지는 2004년과 2005년으로 한정됐다.

소믈리에, 와인 컬럼니스트, 와인 교수, 와인전문기자 등 총 45명의 와인 전문가가 평가한 점수 집계 결과 샤토 마고 2004와 샤토 라피트 2004가 각각 1,2위를 차지했고, 돈 막시미아노 2004는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돈 막시미아오는 비냐 에라주리쯔의 설립자인 돈 막시미아노 에라주리쯔를 기념하기 위해 생산한 와인. 베를린, 브라질, 도쿄 테이스팅에서 칠레 와인이 톱3 안에 2개가 랭크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결과다.

비냐 에라주리쯔 에두아르도 채드윅 회장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는 목적은 우리 와인이 가장 좋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보르도 그랑 크뤼, 이탈리아의 슈퍼 투스칸 와인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칠레 와인의 우수성에 대해 알릴 수 있다는 것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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