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문학경기장 유적지 현장보존 논란

  • 입력 2008년 7월 9일 06시 58분


“현장 보존이냐, 아니면 교육용 기념관 건립이 옳은가.”

인천 문학경기장(남구 문학동) 내에서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유물이 발굴돼 보존방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하대박물관팀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 2차례에 걸쳐 문학경기장 내 인공암벽이 설치됐던 구릉지 8880m²에서 문화유적 발굴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청동기시대 주거지 7곳과 30여 점의 유물이 발견됐다. 유물로는 청동기시대의 반월형 석도, 마제 석촉, 무문토기 편, 즐문토기 편, 갈돌, 목탄 흔 등이 수습됐다.

이 지역은 2000년 문학경기장이 건설될 당시 발굴됐던 선사 유적지와 연결되는 곳이다. 그러나 월드컵 축구경기를 치르기 위해 경기장을 시급히 지어야 된다는 명분에 밀려 현장 보존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 청동기시대 유적지와 유물의 수습 분량이 적어 현장 보존보다는 주변에 기념관을 짓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발굴조사단장을 맡은 이영호 인하대박물관장은 “자문위원단 검토 과정에서 현장 보존 가치가 낮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학계와 향토사 연구단체는 “문학경기장과 제2경인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선사시대 유적을 지키지 못한 잘못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며 현장 보존을 촉구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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