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59>不知自有沈魚色, 却怪魚兒不上竿

  • 입력 2008년 7월 10일 02시 59분


沈(침)은 沈沒(침몰)이나 沈潛(침잠)처럼 가라앉거나 잠기다의 뜻이다. 沈溺(침닉)처럼 빠지거나 마음을 빼앗기다의 뜻도 있다. 여기서는 가라앉히다 또는 숨게 만들다의 뜻이다. 姓(성)인 경우에는 ‘심’으로 읽는다. (심,침)(침)은 속자이다.

沈魚(침어)는 西施(서시)의 별칭이자 절세의 미모를 가리킨다. 越(월)나라 미인 西施(서시)의 미모가 물고기로 하여금 보고 부끄러워 물밑으로 숨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色(색)은 美色(미색)을 가리킨다.

却(각)은 退却(퇴각)처럼 물러나다 또는 물리치다의 뜻이다. 또 동작이나 행위가 반대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을 표시하여 ‘도리어’ 또는 ‘오히려’로 옮겨지기도 한다. 각(각)과 같은 글자이다.

怪(괴)는 동사로 쓰이면 이상하게 여기다 또는 나무라거나 원망하다의 뜻이 된다. 魚兒(어아)의 兒(아)는 뜻이 없는 접미사로 쓰였다. 竿(간)은 대나무 막대나 장대 또는 낚싯대를 가리킨다. 上竿(상간)은 낚여 올라오다의 뜻이다.

西施(서시)의 미모를 沈魚(침어)라고 하듯, 절세의 미모에는 별칭이 따른다.

거문고 타는 모습에 기러기가 날갯짓을 멈춰 떨어졌다는 王昭君(왕소군)의 미모는 落雁(낙안)이다.

달을 보자 달도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다는 貂蟬(초선)의 미모는 閉月(폐월)이다. 꽃을 건드리자 꽃도 잎으로 가리며 부끄러워했다는 楊貴妃(양귀비)의 미모는 羞花(수화)이다. 이들이 중국 4대 미인의 아름다움을 대변한다.

동양화 속에 잘 쓰인 멋진 글귀는 그 그림의 멋을 한껏 더해준다. 淸(청) 韓泰華(한태화)는 ‘無事爲福齋隨筆(무사위복재수필)’에서 ‘美人釣魚圖(미인조어도)’에 그렇게 썼다고 했는데, 그 그림 속의 미인 모습이 궁금하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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