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음이’다. 강아지 주인공 달이를 특수분장해야 하는데 정말 곤혹스러웠다. 가짜 피는 대부분 물엿을 주재료로 만든다. 맛이 달콤하다 보니 달이에게는 그보다 좋은 간식이 없었다. 가짜 피를 계속 핥아먹어 촬영을 할 수 없었다. 결국 물엿이 없고 맛이 없는 피를 제조하기로 결정하고 몇 잔씩 마셔도 보고 손에 발라도 보며 피를 만들었다”(웃음)
- 특수분장은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배우들과 호흡이 중요할 것 같다.
“경험이 많지 않은 연기자는 몇 시간 공을 들여 분장을 끝냈는데 크게 웃거나 물을 마셔 분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떤 배우들은 아침부터 그 다음날 새벽까지 특수분장이 온전한 경우가 많아 깜짝 놀란다. ‘고사’의 경우 이범수가 그랬다. 대기시간이 길어져 잠을 자고 나와도 분장이 그대로였다. 지웠다가 다시 해달라고 해도 되는데 분장사들 배려를 많이 해줘 고마웠다.”
- 특수분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다.
“오랜 시간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한국영화는 물론 외화도 많이 보며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재료부터 기법까지 공부할 게 끝이 없다. 하지만 끈기와 열정이 있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게 특수 분장이다.”
- 특수분장의 재료는?
“피는 대부분 물엿이 주로 쓰이고 식용 색소도 다양하게 쓰인다. 각 특수분장사들 마다 노하우와 기법이 다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직접 피부에 발라야하는 배우들에게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 사전에 자기 피부에 꼭 테스트를 해야 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