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영어교사로 결혼 10년을 맞은 맞벌이 아내 윤은영 씨. 그는 열 살 쌍둥이 형제의 육아와 가사 때문에 자기 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어 고민하고 있다. 윤 씨와 남편 전재영 씨에게는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갈등도 있다. 전 씨는 미래의 안정을 위해 현재를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내는 현재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직장을 가정보다 우선으로 생각하는 남편은 교통비가 아까워 가족 나들이를 한 적이 거의 없다. 육아와 가사는 모두 아내의 몫이었다.
결혼 안식 휴가로 2주 동안 호주로 안식휴가를 떠난 윤 씨는 고대했던 시간을 보내면서도 가족을 잊지 못한다. 이 기간 동안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며 남편 전 씨는 점점 변화를 겪는다. 이를 통해 이 부부는 '따로 또 같이'의 의미를 발견한다.
파티 플래너인 장문정 씨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결혼 생활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 그는 젊은 나이에 갑작스런 결혼으로 잃어버린 열정과 꿈을 보상받지 못했다고 한다. 신혼여행지 제주도를 찾은 장 씨는 여행 중 혼자 있는 자신의 어색한 모습을 발견한다. 마술사인 남편 양신 씨는 아내가 없는 동안 달라진 자신을 보여준다.
'샌드 아티스트'(판 위에 모래를 뿌려 놓고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인 장 풀로 씨는 결혼과 육아에 대한 세 부부들의 인터뷰를 '모래 그림'으로 표현했다.
조종엽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