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심상치 않다. 교도통신은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지난주 주요 8개국(G8) 확대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홋카이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독도는 일본 영토’임을 해설서에 명기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고 어제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를 부인했지만 일본 정부는 가타부타 언급을 않고 있다. 일본의 몇몇 신문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는 방식으로 한국을 ‘배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이 어떤 술책을 써도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 한일 선린(善隣)관계만을 해칠 뿐이다.
후쿠다 총리는 4월 20일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래지향적인 한일 신시대 개척’을 약속했다. 그래 놓고 불과 3개월도 안 돼 등에 비수를 꽂는다면 한국 국민이 과연 일본을 믿을 만한 나라로 보겠는가. 식민지 지배 등 과거사를 속죄하기는커녕 미화하고, 더 나아가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자국민들을 가르친다면 이는 식민지 지배의 망령을 되살리려는 망동(妄動)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왜 다수 한국인이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로 양국 국민이 힘들여 가꿔놓은 미래지향적 우호(友好) 기반을 일본 정부가 허물어뜨린다면 일본엔들 득이 되겠는가.
한일 양국은 함께해야 할 일이 많다. 동아시아의 평화는 물론, 환경 에너지 인권에 이르기까지 상호협력이 필요한 사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구축 문제에도 양국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일본은 독도 문제로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말고, 그 힘과 위상에 걸맞게 세계와 인류의 보편적 이슈들에 관해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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