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 와인 얼음 넣어 상큼하게
화이트 와인은 다른 계절에 즐길 때보다 약간 더 차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온도가 높으면 당도가 강하게 느껴져 오히려 텁텁하고 끈적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 버킷이 없다면 마시기 전 냉장고에 1시간 가량 넣어두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얼음을 넣어 즐길 수 있는 화이트 와인도 있다. 로즈마운트사의 ‘O’가 대표적인 경우다. 가벼운 레드 와인도 얼음을 넣으면 상큼하게 마실 수 있다.
● 새콤한 쇼비뇽 블랑으로 미각 부활
여름에는 식욕이 떨어지고 신진대사가 느려진다. 이럴 때 산도가 있는 소비뇽 블랑은 미각과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소비뇽 블랑은 휴가지의 비릿한 바다 내음 속에서 오히려 싱싱한 해초의 내음을 느끼게 하고, 각종 생선회, 해산물, 굴, 새우, 조개, 전복 등과 잘 어울린다.
소비뇽 블랑의 원조격인 프랑스 상세르 지역은 산도가 느껴지면서 청량감이 있어 입맛을 살리는데 제격이다.
프랑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와인 리스트에 가장 많이 올라 있는 파스칼 졸리베의 ‘상세르 블랑’과 F1 경주에 독점 공급되는 ‘푸이 휘메’를 추천한다.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도 괜찮다.
● 로제 와인으로 가볍게 취하자
로제 와인은 화이트 와인처럼 가볍고 차갑게 마실 수 있을 뿐 아니라 레드 와인처럼 약간의 무게감과 탄닌(떫은 맛)도 느낄 수 있어 여름철에 가장 잘 어울린다. 유럽에서는 이로 인해 ‘바캉스 와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시각적으로도 예뻐 여름철 데이트 와인으로도 좋다. 로제 와인은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섞어서 만들었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는 적포도 알을 발효시키다가 과즙이 핑크 빛을 띄우는 단계에서 껍질과 씨를 제거해 만든다.
프랑스 남부의 더운 지역인 프로방스의 ‘방돌&꼬뜨 드 프로방스’와 동남부 꼬뜨 드 론 지방의 ‘따벨’이 제격이다.
● 시원·달콤 스파클링 와인과 샴페인
더위에 까칠해진 입안을 상쾌하게 하는 데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만한 것이 없다.
산도가 있으면서 드라이한 피니시로 입안을 기분 좋게 하는 ‘씨뷰 브뤼’와 로버트 파커가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샴페인으로 유명한 ‘볼랭저’, 처칠 수상이 매일같이 마신 ‘폴 로저’를 권한다.
차갑게 식힌 세미 스파클링 와인은 시원하고 달콤하면서도 탄산은 스파클링 와인의 절반 정도이기 때문에 가볍고 청량감 있게 즐기기 좋다. 이탈리아의 모스카토 다스티 경우 가벼운 셔베트 같은 맛이 입 안을 상쾌하게 한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도움말=신동와인 이준혁 소믈리에, 금양인터내셔날 조상덕 마케팅 팀장
사진제공=신동와인, 금양인터내셔날, 대유와인
[관련기사]고추밭 개간해 포도 재배, 매운맛 품은 와인의 탄생…그라벨로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