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62>花開堪折直須折, 莫待無花空折枝

  • 입력 2008년 7월 15일 03시 03분


堪(감)은 堪耐(감내)처럼 견디다의 뜻이다. 折(절)은 꺾다 또는 자르다의 뜻이다. 오른쪽부분인 斤(근)은 도끼의 모양을 본떴다. 堪折(감절)은 꺾을 만하다는 뜻이다. 直(직)은 ‘바로’에 해당하는 부사로 쓰였다. 須(수)는 조동사로 ‘모름지기 ∼해야 하다’에 해당한다. 莫(막)은 여기서는 금지를 표시하며 ‘∼하지 마라’에 해당한다.

待(대)는 기다린다는 뜻이다. 期待(기대)나 接待(접대)의 뜻도 있다. 守株待兎(수주대토)는 우연히 그루터기에 걸린 토끼를 잡은 농부가 그 후 그루터기를 지키고서 토끼를 기다린다는 말로, 상황 변화에 따라 변통할 줄 모르고 제한된 경험에 매달리는 일을 비유한다. 변질되어 노력 없이 횡재를 바랄 때 꼬집는 말로도 쓰인다.

空(공)은 ‘헛되이’에 해당하며 행위의 결과가 소용없음을 표시한다. 枝(지)는 나뭇가지이며 가지치다 또는 갈라져 나뉘다의 뜻도 있다. 枝葉(지엽)은 가지와 잎으로, 중요하지 않거나 자질구레하게 종속된 것을 뜻한다.

唐(당)의 杜秋娘(두추랑)은 가무와 시문에 능했던 기녀로서 15세에 자신이 지은 노래로 절도사의 사랑을 받았다. 그가 피살된 후에는 젊은 憲宗(헌종)의 妃(비)가 되어 지극한 총애를 받았다. 현명한 처신으로 30세 남짓에 헌종과 사별한 후에도 여전히 궁중에서 존경받았으나, 환관이 전횡하는 정국에서 결국 평민으로 돌아가 쓸쓸한 만년을 보냈다.

그녀가 사랑을 구한 노래는 ‘金縷衣(금루의)’이다. “그대에게 권하오니 비단옷 아끼지 마세요. 또 권하오니 젊은 시절 아껴 잘 누리세요. 꽃 피어 꺾을 만하면 바로 꺾어야 해요, 꽃 지고 나서 헛되이 빈 가지만 꺾지 마세요.” 청춘은 유독 빠르게 지나가고, 또 지나서야 깨닫는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