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겪어보니 삶에 더 애착”

  • 입력 2008년 7월 15일 03시 04분


yBa 대표주자 마크 퀸 서울서 개인전

yBa(Young British Artists)는 1980년대 말에 등장해 세계미술계에서 영국 현대미술이 주목받게 만든 젊은 예술가 그룹. 데미안 허스트와 함께 이 그룹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마크 퀸(44)의 개인전이 8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02-720-1020)에서 열리고 있다.

그는 1991년 자신의 피를 뽑은 뒤 이를 얼려 자신의 두상을 만든 조각 ‘셀프(Self)’로 스타로 떠올랐다. 개인전을 위해 방한한 그에게 이 작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보고 나도 자화상을 만들고 싶었다. 피는 순수한 생명력을 갖고 있으며 삶을 잘 은유하는 것 같아 선택했다”며 “5년에 한 번씩 셀프를 제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금까지 4점을 완성했는데 한 점은 충남 천안시 아라리오갤러리의 김창일 회장이 사들였다.

yBa그룹에 대해 그는 “생명에 대한 아이디어를 작품에 실현하는 작가들”이라며 “살아 있는 생명체나 에너지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로 다른 계절에 피는 꽃들을 한 화면에 그린 유화와 조각 등 20여 점을 선보였다. “내가 셀프를 통해 DNA로 구성된 조각을 만든 것처럼 모든 생명체는 자신을 재생하고자 하는 욕망이 DNA 속에 있다. 꽃 그림을 통해 이를 은유하고자 했다.”

해골 조각인 ‘환영에 대한 명상’은 얼핏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시효과를 낸다. 삶이란 것은 명상이나 고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일 그 자체에서 오는 것임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알코올 의존증으로 고생했던 그는 “인생의 어둠을 경험하고 벗어나면서 인간과 삶에 더 애착을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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