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독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역사 왜곡 문제에 대한 교육을 강화한다는 정부의 계획은 고교에 동아시아사 과목이 신설되는 2012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연표 나열 중심의 독도 기술=현행 초중고교의 교과서는 독도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을 여러 교과목에 걸쳐 산발적으로 언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의 경우 '도덕'이나 '생활의 길잡이' 등에 독도의 사진이나 독도를 지키는 모습이 소개돼 있다.
중학교에서는 국사 교과서 중 '간도와 독도는 어떻게 되었나'라는 단원에서 독도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독도에 사람이 이주한 연혁과 1696년 안용복이 독도에서 일본인을 쫓아냈다는 사실 등 조선시대에 국한돼 있다.
사회 교과서의 경우에는 출판사에 따라 각기 독도의 중요성과 영유권 문제 등을 몇 줄 정도 언급하는 데 그치고 있다.
대일 관계를 중심으로 독도를 소개하고 있는 고교 국사교과서에서는 교육과정 범위에 따라 삼국시대와 조선시대까지의 사실 소개에 그치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에서는 중앙, 금성, 두산, 대한, 법문사, 천재 등 6개 출판사의 교과서가 '구국 민족 운동의 전개' 단원에서 독도 문제를 한두 쪽 정도만 간단히 다루고 있다.
그나마 독도의 연대기와 더불어 1900년 대한제국이 울릉도를 군으로 승격하면서 독도를 관할하게 했다는 내용과 1905년 일본이 독도를 강제 편입한 사실 등 과거의 사실을 언급한 것이 전부다.
▽통시적·적극적 기술 필요=역사 교사들은 시대 상황에 맞게 초중고 교과서의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이 교과서는 물론 외교문서와 국회 연설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독도를 침탈하려고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우리도 교과서 등에서 적극적으로 사실을 언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신목고 김홍선 역사 교사는 "현재 교과서는 독도가 당연히 우리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역사를 연대별로 죽 늘어놓았을 뿐만 아니라 분량도 미미하다"며 "최근 일본의 왜곡 움직임과 국제법의 문제, 국제 사회의 반응 등 통시적인 내용을 담은 별도의 단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과서 개정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본과 같이 보조자료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북 선주중 김영석 교장은 "동북아역사재단 등이 독도 관련 자료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현장에서 널리 쓰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교육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의 독도 상황을 반영한 보조교재를 배포하고 교사 연수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