過(과)는 지나가다 또는 넘다의 뜻, 지나치다 또는 심하다의 뜻, 過失(과실)이나 過誤(과오)의 뜻이 있다. 君(군)은 尹(윤)과 口(구)가 합해진 회의자이다. 尹(윤)은 붓을 의미하는 세로획을 손으로 잡은 모습으로 다스림을 뜻한다. 거기에 명령 발포를 의미하는 口(구)를 더했으니, 명령하며 다스리다 또는 군주의 뜻이 된다. 君子(군자)는 통치자나 귀족 관료에서 도덕과 지식을 갖춘 이로 그 뜻이 확대되었다.
문자가 篆書(전서)에서 隸書(예서)로 바뀌는 과정에서 모양이 많이 간결하게 되는 등 형체상의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를 隸變(예변)이라고 한다.
賊(적)은 훼손하다 또는 해치거나 살해하다의 뜻, 盜賊(도적)이나 도둑의 뜻이 있다. 앞에 말한 예변을 거치면서 지금의 貝(패)와 戎(융)이 합해진 모습이 됐지만, 전에는 則(칙)과 戈(과)가 합해진 모습이었다. 창을 뜻하는 戈(과)로 훼손함을 나타내고 則(칙)의 음을 취한 형성자인데, 則(칙)은 음을 표시하는 동시에 훼손의 대상이 법칙인 점도 나타낸다. 재물인 貝(패)와 刀(도)와 戈(과)를 모은 회의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오용되고 악용되는 몹쓸 똑똑함도 있다. 저지른 잘못을 교묘하게 꾸며 그럴듯하게 돌리는가하면, 심지어 賊反荷杖(적반하장)으로 상대에게 뒤집어씌운다. 군자조차 상처입고 대처하기 어려운 가증스러운 똑똑함이다. 宋(송) 歐陽修(구양수)의 ‘與高司諫書(여고사간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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