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 시작될 52기 국수전 본선 대진이 확정됐다.
이번 대회 본선은 지난 기 시드를 받은 전(前) 국수 윤준상 7단, 박영훈 9단, 이희성 7단, 최기훈 초단을 비롯해 김성룡 목진석 박정상 9단, 김주호 8단, 안달훈 이영구 7단, 홍성지 고근태 6단, 김기용 4단, 김형우 3단, 이현호 강유택 초단 등 16명이 올랐다.
국수전은 토너먼트 방식으로 본선 결승 진출자를 가린 뒤 도전자 결정전 3번기로 국수 이세돌 9단과 겨룰 도전자를 뽑는다.
▽예상외의 기사들=이번 국수전의 특징은 예선에서 이변이 속출하며 의외의 기사들이 많이 진출했다는 것. 그나마 이름값을 한 기사는 박정상 목진석 9단과 이영구 7단 정도다.
김성룡 9단은 원성진 9단을, 안달훈 7단은 최철한 9단을, 홍성지 6단은 조한승 9단을 물리치고 본선에 안착했다. 고근태 6단도 강동윤 8단, 백홍석 6단, 한상훈 3단 등 상위 랭킹 기사가 즐비한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다.
김 9단은 “입단 17년(1991년 입단) 만에 국수전 본선 진출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홍 6단은 올해 들어 입단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는 제4회 한국물가정보배 8강전에서 이창호 9단을 누른 뒤 이영구 7단까지 제쳐 결승에 올랐다. 그는 20일부터 이세돌 9단과 결승 3번기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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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신예들=51기 국수전에선 최기훈 초단의 활약이 눈부셨다. 그는 첫 본선 진출이었음에도 박정상 조훈현 9단 등 맹장들을 잇달아 꺾고 도전자 결정전까지 올랐다.
비록 이세돌 9단에게 져서 도전 기회는 잡지 못했지만 지난해 내내 불었던 초단 돌풍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번 기에도 이현호 강유택 초단이 최 초단처럼 돌풍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초 입단한 강 초단은 올해 30승 8패를 기록하며 원익배 십단전, 박카스배 천원전, 한국바둑리그 등 각종 대회 본선에 진출했다.
국수전 해설자인 김승준 9단은 “요즘 초단들은 한국기원 연구생 시절 숱한 단련을 받고 입단하기 때문에 입단하자마자 좋은 성적을 낸다”며 “초단의 활약이 주목거리”라고 말했다.
2005년 입단한 김형우 3단도 눈여겨볼 기사라는 게 중론. 그는 올해 LG배 세계기왕전에서 8강에 올라 이세돌 이창호 구리 9단 등 세계 정상급 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중국의 1인자 구리 9단과 4강 진출을 가린다.
▽누가 도전자가 될까=기존의 명성이나 랭킹을 보면 박영훈(랭킹 3위), 목진석(4위), 박정상(6위) 9단이 가장 눈에 띈다. 하지만 국수전 예선에서의 이변과 신예들의 실력을 감안할 때 이들도 결코 안전지대에 있지 않다는 것이 바둑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본선 1회전에서 박영훈-박정상, 목진석-윤준상이 서로 맞붙게 돼 있어 강자들의 조기 탈락이 불가피하다.
김승준 9단은 “이번 국수전 본선에는 절대 강자가 없어 누구나 돌풍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한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