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8월은 그야말로 어린이 공연 철이다. 넘쳐나는 공연들 속에서 무엇을 고르고, 어떻게 봐야 할지가 엄마들의 큰 고민거리다. 최영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소라 어머니공연평가단 회장, 아동극 연출가 천정명 씨에게 아동극 공연 가이드를 들었다.
○ 주최 측의 역사와 인지도를 따져라
전통 있는 아동극단이나 아동극 행사는 우선 수준이 보장된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가 매년 주최하는 ‘아시테지 축제’는 올해로 16회째로 좋은 작품들을 무대에 올려왔다.
올해엔 설화 ‘콩쥐팥쥐’를 모티브로 삼은 인형극 ‘넙떠구리 콩쥐의 노래’ 등 국내 작품 4편과 덴마크 애스구에르새프극단의 퍼포먼스 ‘티격태격 디토와 미토’ 등 해외 작품 3편이 소개된다.
어린이문화예술전문단체인 어린이문화예술학교의 ‘할망’은 공연 중간에 관람하는 어린이들이 직접 스태프와 배우 등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체험연극이다.
○ 아이의 연령을 따져라
아동극 공연에는 대개 ‘입장 자격’이 있다.
공연 관람에 적합한 연령은 대개 36개월 이상이다. 어린아이들은 어두운 극장에 오래 있는 것을 무서워한다. 그러나 ‘가루야 가루야’같이 조명이 밝고 환한 공연은 36개월보다 어린 아이도 입장할 수 있다.
공연은 연령에 맞춰 적합한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 3, 4세의 유아에겐 스토리가 단순하고 대사가 많지 않은 공연이 알맞다.
뮤지컬 ‘뽀로로와 요술램프’나 ‘무지개 물고기’는 대사보다는 몸짓과 노래 위주여서 유아들이 보기에 좋다.
‘피터팬’ ‘넌 특별하단다’ 같은 가족 뮤지컬은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로 엄마 아빠가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들과 함께 관람하면 좋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중학생은 ‘왜 사는가’를 탐구하는 연극 ‘워셔블의 여행’처럼 주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볼 만하다.
○ 아이의 성격을 파악하라
한자리에서 오래 못 견디는 아이들에게는 체험 위주의 공연을 권할 만하다.
체험 퍼포먼스 ‘종이창문’은 화가가 그림으로 갖가지 상황을 만들어 내면 무대에 올라간 관객이 퍼포먼스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민들레 ‘연극마을’이 주관하는 캠프에 참가하면 이틀 동안 감자 캐기, 단호박 따기 같은 농사체험을 하면서 연극 놀이도 함께 하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성품이 조용하고 이야기에 쉽게 몰입하는 아이들에게는 정적인 공연을 보여주고 분석해 보게 하는 것도 좋다.
아시테지 축제 중 독일 주립 하노버극단의 ‘신기한 우그리 마을을 찾아서!’는 사라진 할아버지를 찾아다니는 남매의 이야기다. 작별과 출발, 용기, 자신감 등의 주제를 심도 있게 고찰한다.
○ 엄마가 적극 참여해라
교육열이 높은 엄마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인기 공연’을 좇아간다는 것.
무조건 규모가 크거나 화려한 공연을 찾기보다는 소극장에서 열리는 ‘잘 만든 공연’을 보는 게 낫다.
엄마가 공연 평을 꼼꼼하게 읽고, 극단 홈페이지나 공연 사이트의 공연 평과 관람 후기도 챙겨봐야 한다.
소년의 눈에 비친 밝은 장애아의 삶을 그린 연극 ‘슈퍼맨처럼!’은 극단 학전이 선보이는 어린이연극 시리즈 중 세 번째 공연이다. 이전 두 작품 모두 호평을 받아 소극장 공연임에도 인지도를 높였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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