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어학계 한글 관심 높아질 것”

  • 입력 2008년 7월 22일 03시 01분


高大서 세계언어학자대회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언어와 소수 언어에 대한 세계 언어학계의 관심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번 대회는 미국과 유럽 중심이던 세계언어학자대회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21일 고려대에서 개막한 제18차 세계언어학자대회에 참석한 페렌츠 키에페르 세계언어학자 총회 회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아시아 학자들의 참가가 크게 늘었다”면서 “세계에 덜 알려졌던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키에페르 회장은 세계 언어학계의 최근 연구 동향에 대해 “언어학의 분과가 세분되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20년 전까지는 화용론(話用論) 자체를 연구했지만 지금은 ‘화용론과 인지(認知)’, ‘다른 문화 간 의사소통’ 같은 식으로 가지를 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회 공동조직위원장 홍재성 서울대 교수는 “최근 20년 동안 언어의 진화에 대한 연구가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진화생물학의 발달에 따라 언어의 기원과 진화를 연구하는 분야도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영장류학, 신경과학 같은 영역과 겹쳐지는 연구가 많아지면서 언어학 연구 결과가 네이처, 사이언스 같은 과학 잡지에도 자주 실린다”고 전했다.

진 애치슨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언어학 연구가 사회언어학, 심리언어학, 언어병리학 등 인접 과학과의 학제 간 연구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언어학과의 학제 간 연구가 두드러지는 학문으로 컴퓨터 공학을 꼽았다. 홍 교수는 “인공지능 언어, 기계 번역, 음성 인식 같은 연구에 언어학자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시대의 언어 사용에 대해 애치슨 교수는 “요즘 세대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글을 쓰고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표현을 풍부하게 하는 효과도 있으므로 부모들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 뒤 “언어는 변화하게 마련이며 그렇다고 해서 언어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동조직위원장인 이익환 연세대 명예교수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이 11개국으로 구성된 세계언어학자 총회 상임위원회에 정식 멤버로 들어감으로써 한국 언어학계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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