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문제가 된 대목은 구글의 번역 서비스다. 아직은 베타버전(시험판)이라는 딱지가 붙어있지만 이 번역 서비스는 한국어 '독도'를 일본어로 '獨島'가 아닌 '竹島(다케시마)'라고 번역하고 있는 것. 영어로는 Dokdo로 번역된다.
이를 발견한 누리꾼들이 구글에 번역 오류 신고를 제기하고 있으나 구글 측은 아직까지 명확한 교체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 관계자는 "전 세계 웹에서 널리 쓰이는 표현으로 자동 번역되기 때문에 사람이 임의로 바꿀 수 없는 일이다"고 말한다.
'전 세계 언어의 바벨탑'을 꿈꾸는 구글은 창립 초기부터 누리꾼들의 편리한 외국어 독해를 위해 영어와 중국어는 물론이고 일본어와 한국어 등 24개 국어의 번역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금도 검색인력의 상당수가 바로 이 번역의 품질향상에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언어의 문법이나 어법의 번역 기술 향상에 매몰된 나머지 기계에 의해 선택된 어휘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오류를 범한 것.
구글은 지난 5월 지도 사이트인 '구글맵스' 서비스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해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22일 현재 '구글맵스'의 다케시마는 독도로 바뀌어 있지만 구글이 아니라 누리꾼들에 의해 교체된 것이다.
구글 맵스의 지역 사진은 사진공유서비스 파노라미오(Panoramio)의 사진을 기반으로 한다. 이용자가 지역사진을 사이트에 올리면 추천을 통해 주요 사진이 선정되는 방식이다. 이번 독도 사진 교체도 누리꾼들이 사진을 올리고 이용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은 글로벌 기업이고 독도가 일본영토라고 주장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주장을 무조건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에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식으로 반응했다.
이 밖에도 세계적인 웹2.0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는 독도를 리앙쿠르 락스(Liancourt Rock·독도를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호에서 유래)로 표기해 국내 누리꾼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기도 했다. 지금도 구글어스는 독도를 리앙쿠르 락스로 표기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다음 엠파스 등 국내 포털 역시 일본어 사전이나 번역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독도를 '獨島'라고 번역하지 '竹島(다케시마)'라고 번역하지는 않는다. 이 같은 차이는 '결국 인터넷 포털에서도 국적이 중요하다'는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 게임포털 네오위즈의 송관용(41) 부사장은 "구글 등 해외 인터넷 서비스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단지 편리하다는 이유로 해외 포털을 맹신해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정호재 기자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