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차관 “KBS사장, 장관처럼 대통령이 해임가능”

  • 입력 2008년 7월 26일 02시 54분


KBS 유재천 이사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집무실로 찾아온 천정배 의원 등 민주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원회 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미옥 기자
KBS 유재천 이사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집무실로 찾아온 천정배 의원 등 민주당 언론장악저지대책위원회 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미옥 기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KBS 사장을 해임할 수 있다고 본다”며 “최상위법인 헌법에는 대통령이 국무위원을 임명하게 돼 있지만 해임에 대한 말은 없다. KBS 사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신 차관은 이날 “KBS 사장 임기가 법으로 정해져 있기는 해도, 그 기간 안에 해임을 절대 못한다는 의미로 볼 수 없다”며 “문제는 해임 사유가 정당하냐는 것인데, 사유가 과다하다고 할 경우 법원에 무효 소송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4일 브리핑에서도 대통령의 KBS 사장 해임권을 밝힌 바 있다.

신 차관은 정연주 KBS 사장 소환과 MBC ‘PD수첩’ 수사 등이 방송 장악 의혹을 불러온다는 질문에 대해 “그런 주장을 한 사람이 더 정치적인 것 아니냐”며 “무슨 일이든 너무 음모적으로 생각하는 습성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문화부가 24일 ‘방송영상산업진흥 5개년 계획’에서 지상파 광고시간 확대와 중간광고 허용 방안 등을 내놓아 ‘지상파 봐주기’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서는 “추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관련업계의 의견을 전한 것이며 중간광고는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사항”이라고 말했다.

정연주 “5년하는 나라도 있더라” 임기보장 요구

KBS “鄭사장 28일 출석 어렵다” 감사원에 공문

정연주 KBS 사장은 25일 천정배 이미경 의원 등 민주당 언론장악음모저지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면담한 자리에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과 관련해 사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세계공영방송대회에서 사장들과 많은 대화를 했는데 임기가 5년이나 되는 나라가 있었다. 정권이 바뀌는 것과 관계없이 미국 정부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법을 보면 대통령에게 임명권도 있으니까 해임권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러면 대통령이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을 해임하는 것이 가능하냐”면서 “원칙과 제도를 존중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성숙할 수 있는 뿌리”라고 주장했다.

한편 KBS는 정 사장에 대한 감사원의 출석 요청과 관련해 “28일에는 출석이 어렵다”는 내용의 공문을 25일 감사원에 보냈다고 밝혔다.

KBS 정책기획센터는 “실무부서에서 답변 준비를 하고 있지만 질의서 내용이 방대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고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일단 28일 출석은 어려우니 양해해 달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KBS이사 억류 관련자 엄정하게 처벌해야”

유재천 이사장 성명▼

KBS 유재천 이사장은 25일 성명을 내고 박만 KBS 이사가 시위대에 억류돼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관련자를 색출해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해 줄 것을 관련 당국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시위대가 박 이사를 차 안에 억류한 상태에서 타이어를 모두 손상시켜 차량 운행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차체를 훼손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신변에 위협을 가했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와 같은 폭거가 일어난 데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23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 참석하려다 박 이사를 새로 선임된 강성철 이사로 잘못 본 시위대에 둘러싸여 50여 분간 승용차 안에 갇혀 있었으며, 차에서 내린 뒤에도 시위대의 압력 때문에 이사회 참석을 포기하고 귀가했다.

이사회는 그날 사태에 대한 입장 발표를 유 이사장에게 일임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미옥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