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경영학 아버지’의 냉정과 열정 강의법

  • 입력 2008년 7월 26일 03시 03분


◇ 피터 드러커 미공개 강의노트/윌리엄 코헨 지음·김명철 옮김/392쪽·1만5000원·문학수첩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40여 권의 책을 썼다. 그에게 배운 많은 사람이 드러커에 대한 책을 썼다. 저자는 “그런데도 이 책을 쓴 것은 그가 강의실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쳤는지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직 공군 장교로서 경영학 지식이 없었던 저자는 1975년 미국 클레어몬트대에서 경영자를 위해 개설된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그때 담당 교수가 드러커였다. 리더십, 마케팅 분야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저자는 당시 수업을 들으며 꼼꼼히 기록한 노트를 토대로 드러커의 강의 방식과 내용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드러커는 학생들이 스스로 깨치도록 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A라는 회사의 경영자가 두 명의 후보 가운데 한 명을 후계자로 삼으려 하는데 어떤 사람이 적당할까’라는 질문을 던져 학생들의 토론을 유도한 뒤 수업이 끝날 즈음 ‘정답’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드러커는 냉정한 교수였다. 항공기 회사 간부인 한 학생이 “우리 회사는 과거의 성공을 모델로 삼아 전략을 만든다”고 자랑하자, 그는 정색하며 “과거의 성공은 진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리포트를 직접 읽고 성적을 매기는 드러커는 ‘너무 경박함’ ‘이제 정말 헷갈리게 만드는군’ 같은 평가를 써서 리포트를 되돌려줬다.

저자는 드러커의 강의에 담긴 논점을 책의 곳곳에서 제시하고, 그 논점을 바탕으로 경영 현실에 대한 스스로의 분석을 추가하는 식으로 책을 구성했다. ‘조직은 늘 혁신적 변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드러커의 가르침에서 출발해 변화에 뒤처져 GM에 선두 자리를 내줬던 포드의 사례를 분석하는 식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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