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국내에 치크리트 붐을 일으켰던 로렌 와이스버거가 파티 플래너의 세계를 다룬 장편소설을 내놨다.
대학 졸업 후 뉴욕의 투자은행에 취업한 베트가 우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홍보회사의 파티 플래너란 새로운 세계에 진출하게 되는 이야기다. 답답한 정장 차림으로 고객들의 눈치를 보고 하루 15시간씩 일하면서도 점심 식사도 자유롭게 못했던 은행원이 맨해튼에서 가장 사치스럽고 화려한 세계로 진입한 것.
삼촌의 주선으로 손쉽게 뉴욕 최고의 홍보회사에 입성하게 되는 그녀에겐 갖가지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다. 명품 가방을 삶의 방식으로 이해하는 자유분방한 동료들, 사교계의 명사이자 구릿빛 피부를 가진 영국 출신 변호사와의 요란한 스캔들, 자신에게 쏟아지는 악의적인 칼럼과 정신없는 고객 관리…. 하지만 그녀는 그 과제들을 하나씩 헤쳐 나간다.
‘직업 훈련 과정, 분기마다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 연말 보너스로 이루어진 블랙홀 속으로 5년이 사라져 버렸다’ ‘내가 약혼이란 것에 가장 가까이 갔던 경험은 매주 일요일 브런치를 먹으면서 독신 여성들의 스포츠 섹션이라 불리는 뉴욕타임스의 결혼 발표란을 읽을 때뿐이었다’ 등 20, 30대 여성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재치 있는 어구들이 읽는 맛을 더한다. 좌충우돌 끝에 이뤄내는 성공, ‘Mr. Right(이상형)’ 찾기, 독신녀들 간의 우정, 행복한 결말 등이 이어진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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