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디자인공모전 ‘IDEA 2008’ 은상 배상민 교수

  • 입력 2008년 7월 30일 02시 58분


“어머니 선물하려 만든 노인용 MP3

오히려 제게 더 큰 선물 안겨줬어요”

“어머니께 선물로 드리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제게 큰 선물을 안겨줬네요.”

미국 ‘IDEA 2008’ 은상 수상으로 비즈니스위크 28일자 최신호에 소개된 배상민(37·사진)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그의 디자인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에게 수상의 영광을 안겨준 것은 지난해 11월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요청에 따라 개발한 노인용 MP3플레이어.

본보 4월 15일자 A13면 참조 ▶ ‘디지털 실버族’ 유쾌한 반란

배 교수는 노안의 어머니가 조작이 복잡한 MP3플레이어를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무거운 CD플레이어를 들고 다니는 게 안타까워 제품 디자인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배 교수는 기존 MP3플레이어 기능을 최대한 단순화하고, 버튼 수를 대폭 줄여서 노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통하는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했다”며 “아무리 자선 상품이라도 이를 구매하는 고객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도록 가격은 낮추고, 실용성은 높였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가 이번에 수상한 ‘IDEA 2008’은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꼽히며, 올해에는 26개국 2000여 명의 디자이너가 각축을 벌였다.

그는 “지난해 11월 나온 1호 제품을 어머니께 선물로 드렸는데 워낙 음악을 좋아하셔서 그런지 무척 흡족해하시더라”고 말했다.

이 제품의 판매 수익금 전액은 월드비전의 ‘나눔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저소득층 아동 지원에 쓰인다. 월드비전은 배 교수가 개발한 MP3플레이어가 현재까지 1만1000개 생산돼 약 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디자이너의 사회참여 차원에서 평생 나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며 “차기 나눔 제품으로 차량 뒤 유리창에 레이저로 글씨를 띄워 운전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스크린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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