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33바퀴 돌며 한국인 기개 떨쳐”

  • 입력 2008년 8월 1일 03시 04분


아시아 최고 수영스타였던 조오련 씨(가운데)가 31일 독도 33바퀴 돌기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조 씨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7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독도 주변을 수영으로 33바퀴 도는 데 성공했다. 2005년 8월 두 아들 성웅(왼쪽), 성모 씨와 함께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헤엄친 뒤 독도기념비 앞에서 포즈를 취한 조 씨.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시아 최고 수영스타였던 조오련 씨(가운데)가 31일 독도 33바퀴 돌기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조 씨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7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독도 주변을 수영으로 33바퀴 도는 데 성공했다. 2005년 8월 두 아들 성웅(왼쪽), 성모 씨와 함께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헤엄친 뒤 독도기념비 앞에서 포즈를 취한 조 씨. 동아일보 자료 사진
조오련 씨, 한 달 만에 ‘수영 프로젝트’ 완수

“한국이 약해보이니 日서 도발

우리 국민 더욱 단단히 뭉쳐야”

알아주는 이 별로 없었지만 ‘아시아의 물개’는 묵묵히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1970년대 아시아 최고 수영스타로 군림했던 조오련(56) 씨가 31일 독도 33바퀴 돌기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조 씨는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을 기리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이달 1일 독도를 33바퀴 도는 계획에 착수한 지 꼭 한 달 만에 완수했다.

조 씨는 잊을 만하면 한국인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1980년 8월 동아일보 창간 60주년을 맞아 대한해협을 횡단했다.

그는 2년 뒤에는 도버해협을 건넜고 2004년에는 남방한계선에서 여의도까지 한강 600리(240km)를 헤엄치며 국민에게 도전정신을 심어줬다.

이번에도 처음에는 독도를 알리고 민족대표 33인을 기리기 위해 수영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도중에 일본이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는 도발을 감행하면서 그 의미는 더 깊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21분 독도 동도 선착장 앞에 설치한 부표에서 출발해 1시간 6분에 걸쳐 6㎞를 헤엄쳐 33바퀴째를 채운 조 씨는 “한국 사람이 물렁물렁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젝트 도중 갑자기 일본의 도발이 시작됐고 미국도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약해 보이니 자꾸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더욱 단단히 뭉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차가운 물과 종잡을 수 없는 날씨 때문에 애를 먹었다. 게다가 크고 사나운 물결인 너울이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31일 중 열흘을 쉬어야 했다.

조 씨는 “기쁘고 행복하다기보다 책임을 완수해 밀린 숙제에서 해방된 느낌이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보람되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 씨는 이날 울릉도로 이동했고 1일에는 경북 포항을 거쳐 고향인 전남 해남군으로 돌아간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엔 TV 수상기 앞에 앉아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기원할 예정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황인찬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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