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은 곳곳에 있다. 할머니가 웃을 때 눈가에 자글자글 지는 주름도 있고, 키가 닿지 않아 발돋움을 하는 남동생의 발꿈치에 접히는 주름도 있다. 주름이 사람에게만 있는 건 아니다. 동물에게도, 옷에도, 빨대에도, 부채에도, 주름은 어느 곳에나 있다.
주름이 있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 구부러지는 것에 주름이 있듯, 구부러지지 않는 것도 주름을 넣으면 구부릴 수 있다. 엄청나게 긴 대장과 소장 역시 꼬불꼬불 주름이 져 있기 때문에 우리 몸 안에 있을 수 있다.
주름이 있으면 길이나 크기도 마음대로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다. 주름의 힘을 이용해 지렁이처럼 꿈틀꿈틀 옮겨 다닐 수도 있고, 아코디언 같은 악기도 연주할 수 있다. 예쁜 치마 주름처럼 멋진 치장을 할 수도 있다.
색감이 뚜렷한 삽화가 재미있다. 책 한 꺼풀을 들어 올리면 주름이 진 다른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쪼그라든 풍선이 부풀어 올라 있기도 하다. 자주 웃어서 예쁜 주름이 지는 얼굴을 만들라고 마지막 장에는 거울도 붙어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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