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누워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책을 펼쳐 보자. 책을 읽다가 졸리면 베개 삼아 낮잠을 자는 것도 좋겠다. 혼자라도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라면 더 좋고….
● 서울 숲 '숲 속 작은 도서관'
뚝섬 서울 숲의 '숲 속 작은 도서관'은 이미 지역 주민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명소다. 동화책, 자연 과학책, 생태도감 등 약 3500권이 구비되어 있고 책을 읽어주는 '숲 속 나라 동화 이야기'나 '책 벼룩시장' 등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숲 속 작은 도서관'에서 지난달 29일 만난 남경식(42·성동구 성수동) 씨는 자녀 2명과 함께 책을 읽고 있었다.
"집에 있으면 덥기도 하고 아이들이 책을 워낙 좋아해서 휴관일 빼고는 매일 들러요. 책을 읽다 산책도 하고…. 피서가 따로 없죠."
'숲 속 작은 도서관'은 주말마다 이동식 야외 도서관인 '책 수레 도서관'을 운영한다.
'책 수레 도서관'은 읽고 싶은 책을 고른 뒤 수레 위에 놓인 대출 장부에 이름 등 기본 정보만 적어놓고 책을 빌릴 수 있는 무인대출도서관이다. 숲 속에서 책을 들고 다니며 마음껏 읽다가 나갈 때 제자리에 반납하면 된다.
개관시관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공휴일 휴관
www.seoulforest.or.kr
● 천호동 해공도서관
6월 서울 강동구 선사로의 천호동 공원 안에 문을 연 구립해공도서관은 숲 속에 숨은 건물이다. 울창한 나무숲에 둘러싸여 있을 뿐만 아니라 이패나무로 만든 나뭇가지 형상이 건물 후면을 둘러싸고 있다.
도서관 옆 숲은 책을 읽다 눈이 아프면 간단한 산책을 하며 한 바퀴 돌아보기 좋을 만큼 아담하다. 개관한지 두 달도 되지 않아 도서관 내부 시설이 깨끗하고 쾌적하다.
주변 천호 암사 지역에 초중고교만 13곳이라 학생들에게 필요한 자료 위주로 1만 9300권의 장서를 구비했다. 유아 및 어린이 자료실과 디지털 자료실이 특히 인기다.
강동구는 조만간 도서관 1층에 카페를 만들어 책과 함께 하는 휴식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개관 시간 평일 오전 9시 ~ 오후 6시 (일반열람실 오전 8시 ~ 오후 11시)
토·일요일 오전 9시 ~오후 5시 (일반열람실 오전 8시 ~ 오후 10시)
www.gdlibrary.or.kr
● 의왕시 숲 속 도서관 '숲마루'
경기 의왕시 고천동 중앙도서관 옆에 조성된 '숲마루'는 오봉산(해발 270m)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독서와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숲 속 쉼터를 마련한 것.
'숲마루'에 가면 벤치에 앉아서 또는 파고라(원두막형 비가림 시설)에 누워서 숲 속 공기를 마시며 맑은 머리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왕벚나무, 산딸기나무, 산수유 등 나무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300여권의 책이 가지런히 꽂힌 '숲마루 책장'과 마주친다.
책을 한 권 꺼내어 수중 지압장으로 가 보자. 흐르는 지하수에 발을 담그고 시원하게 지압을 즐기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수중 지압장도 있다.
개관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www.uwlib.or.kr
● 안산 성호공원 내 '책 수레 도서관'
경기 안산시 일동 성호공원 안에는 책을 싣고 다니는 작고 예쁜 손수레 도서관이 있다. 나무 아래 다소곳이 서 있는 수레는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듯 앙증맞다.
"선생님, '터널' 읽어주세요"
자원봉사자 금경숙(42)씨가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터널'을 읽어주자 아이들은 금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금 씨는 "이야기를 듣던 여자 아이가 감사 뽀뽀를 해 준 적도 있다"면서 "교육적 효과도 높아 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더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 전한다.
4월부터 성호기념관에서 운영중인 '책수레 도서관'은 공원을 찾는 주민들이 꼭 한 번 들러보는 곳. 손수레 도서관 옆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주민들 뿐 아니라 온 가족이 돗자리를 펴고 책을 읽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현재 200여권의 동화책 등을 대여하는데 반응이 좋아 기념관 측은 수레를 몇 대 늘릴 생각이라고 한다.
개관시간 오후 3~5시 일주일에 2회 주말에만 운영.
seongho.iansan.net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