城(성)은 좁게는 內城(내성)을, 넓게는 外城(외성)인 廓(곽)을 포함한 城廓(성곽)을 뜻한다. 도시의 뜻과 성을 지키다의 뜻도 있다. 籠城(농성)은 적에게 둘러싸여 성안에서 지킨다는 말로, 목적을 위해 한 자리를 떠나지 않고 시위하는 것을 뜻한다.
鑠(삭)은 쇠붙이를 녹이다 또는 녹거나 약화되다의 뜻이다. 오른쪽의 樂(락)이 발음요소로 쓰였는데, 조약돌의 뜻인 礫(력)이나 수레 밑에 깔아 부수다의 뜻인 轢(력)의 경우에서 보듯이 동일한 발음요소가 항상 동일한 독음을 유지하지는 않는다. 鑠石流金(삭석유금)은 돌과 쇠를 녹여 흐르게 하다의 뜻으로, 날씨가 몹시 더움을 비유한다.
많은 사람의 마음이 일치하면 막강한 힘이 된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충남 태안의 재난에서, 그리고 독도 문제에서도 실천으로 증명했다. 얼마 전 중국 사천지역 지진 관련 방송에서도 衆心成城(중심성성)이 늘 부제로 따라다녔다.
많은 사람의 여론이나 평판은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다만 바르고 순수해야 할 그것이 때로는 오도되고 왜곡될 수 있다. 衆議成林(중의성림)은 중론은 평지에 숲을 이룬다는 말로, 여러 사람이 말하면 근거 없는 일도 사실로 여겨짐을 이른다. 여론의 힘은 위대하다. 다만 왜곡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춘추시대의 역사책 ‘國語(국어)’에 인용된 오래된 속담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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