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발레 씨어터(ABT)의 예술감독 ‘케빈 매킨지’는 다른 인종, 다양한 색채의 실력을 갖춘 무용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을 ABT만의 자랑으로 손꼽았다.
영국 로열 발레,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와 함께 세계 3대 발레단으로 인정받은 미국 국립발레단 ABT가 8월 1일부터 3일까지 ‘돈키호테’로 한국 관객을 찾는다.
세르반테스의 원작을 각색한 돈키호테는 선술집 주인의 딸 ‘키트리’와 가난한 이발사 ‘바질리오’의 사랑이야기다. 돈키호테와 산초는 들러리로 등장한다. 주인공 키트리와 바질리오는 매회 캐스팅이 달라 출연진에 따라 색다른 빛을 발한다.
29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케빈 매킨지 감독이 ABT 단원들과 공연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 한국을 방문한 소감?
“ABT는 발레의 모습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뛰어난 무용수를 통해 문화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싶다.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
- 한국 공연을 준비하며 염두 했던 것은?
“모든 발레씨어터가 쟁쟁한 스타들이 은퇴하는 등 세대교체를 겪고 있다. 우리는 무용수를 세 그룹으로 구분한다. 대표적인 무용수와 다음 주자인 준비 세대 등을 함께 데려왔다. 무용수들이 변화하는 모습조차도 발레 씨어터의 진화 과정을 보여드리는 게 된다. 이번 공연에서 느낄 수 있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세트를 배에 실어 보내야 하는 등 풀(Full) 프로덕션을 가져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무용수들을 누구를 데리고 오고 예술적인 면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에 중점을 뒀다.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는 작품, 100% 다양화를 추구하는 작품을 선택했다.”
- 미하일 바르쉬니코프의 돈키호테와 어떻게 다른가? (1980년 ABT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했던 바르쉬니코프는 영화 ‘백야’ 출연으로도 유명하며, ABT는 1978년 바르쉬니코프 버전의 돈키호테 초연으로 끈 인기를 얻었다.)
“그에게 많은 영감을 받고 연출 스타일을 이어받았다. 무대 장식이나 세팅에는 많은 차이를 못 느낄 것 같다. 형식은 살리되, 마임의 요소를 강화하는 등 나만의 양식을 찾았다. 예를 들어 미치광이로 표현됐던 돈키호테를 키틀리가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중한 면모로 그렸다.”
- ABT가 지닌 강점은?
“고전적인 것을 유지하지만 뭔가 새로운 것, 실험적인 것을 추구한다. 우리 무용수들은 똑같이 훈련받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다양한 문화와 다른 방식의 교육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고전적인 것도 소화하지만 매우 현대적인 작품도 할 수 있다. ABT는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미국 문화가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의미를 부여해가는 곳이다. 공연을 보러 올 수 없는 분들을 위해 미국에서 10년 간 꾸준히 발레 방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대중화 작업도 하고 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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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연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 공연일시 : 8월 1일 오후 8시, 2일 오후 3시, 8시, 3일 오후 4시
3. 티켓가격 : 4만원~20만원
4. 공연문의 : 02-399-1114~6
5. 키트리, 바질리오 캐스팅 : 8월 1일 - 키트리 : 팔로마 헤레라, 바질리오: 호세 마뉴엘 카레뇨
8월 2일 - 키트리 : 시오마라 레이즈, 바질리오: 헤르만 코르네호
8월 3일 - 키트리 : 미셸 와일즈, 바질리오: 데이빗 홀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