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사람을 들뜨게 한다.
두근거림과 불안 속에 출발해 결국은 알찬 기운을 담뿍 받아 돌아오는 게 여행이다. 모던록밴드 ‘마이앤트메리’의 ‘공항 가는 길’ 가사처럼 또 한 번 ‘새로운 하늘 아래 웃을 수 있게 공항으로 달려가자.
이 때 믿을 만한 여행 책은 필수다 !
저자들의 노하우를 따라 여행도 알차게 기획하고, 여행 끝에 자신만의 특별 기행문을 적어보는 것은 어떨까?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여행 신간, 취향에 따라 장소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를 누려보자.
○ 도대체 어딜 갈까? 저렴하게 골라주세요~
- ‘휴가 안 내고 떠나는 세계여행 BEST 15'(삼성출판사)는 ’여행교 교주‘라는 별명으로 통하는 직장인 조은정이 쓴 책이다. 저자는 존정닷컴(www.zonejung.com)을 운영하며 여행팁도 제공하고 있다.
여행을 휴양, 쇼핑, 도시, 가족, 온천, 유적 등 6가지로 나눈 뒤 각각에 맞는 여행지를 추천한다. 지역에 대한 짧은 소개, 추천 코스, 예상 비용, 도움 되는 추천 웹 사이트주소 등 갖가지 정보를 압축해서 제공한다.
- ‘틈틈이 준비해서 거침없이 떠나는 알뜰여행백서’(라이온북스)는 말 그대로 알뜰한 해외여행을 위한 제안서다. 김용우, 신영주 두 저자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그렇지 않은 독자들보다 100만원은 더 싸게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행 노하우를 전수한다.
쿠폰과 캐시백, 호텔포인트 활용 방법, 저가항공사의 특징, 여행초기비용 줄이는 방법 등 여러 절약 비법을 담았다. 휴대폰 로밍, 비행기 좌석 선택, 각종 증명서 발급, 꼭 필요한 여행아이템 등 점검하고 떠나야 할 것들도 잊지 않았다. 목적별, 스타일별로 짤막짤막하게 정보를 담았기 때문에 여행 상식을 공부할 사람들에게 좋다.
○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
- ‘아이와 함께 떠나는 리조트 여행’(행복한 상상)은 아이와 ‘쉽게’ 떠날 수 있는 리조트 여행의 정보를 모았다. 가족들과 안심하고, 기본적인 시설을 이용하는 게 바로 리조트의 장점이다.
‘여행짱 아줌마’로 소문난 저자 이수경은 결혼 전보다 오히려 결혼 후 여행의 즐거움에 푹 빠졌다. 열한 살 아들과 일곱 살 딸을 둔 평범한 엄마로, 여행 공모전 당선의 재능을 발견한 뒤 열혈 여행가로 데뷔했다.
가족여행을 다니며 꼼꼼하게 적어놓았던 기록을 활용해 가족 여행 방법과 경험담을 들려준다. 저자가 가족휴양지로 뽑은 곳은 피지, 사이판, 괌, 팔라우, 몰디브 등이다.
- ‘사교육비 모아 떠난 지구촌 배낭여행’(삼성출판사)은 특이하게도 저자가 모두 가족 구성원이다. 엄마, 아빠, 아이 셋 … 다섯 식구가 함께 쓴 책이다.
학교 선생님인 이승곤, 김연숙 부부는 ‘진짜 공부’란 교과서 밖에 있다며 아이들을 데리고 세계 여행을 다니고 있다.
이미루, 이길로, 이바로 등 이름도 평범하지 않은 세 자녀는 TV도 안 보고, 학원도 안 다닌다. 미루는 가족 여행의 기록을 담당하는 여행의 감독관인 맏딸이며, 길로는 강북구 청소년 참여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재즈 마니아, 바로는 신화에 능통한 박학다식 소년이다.
2005년 발칸 반도로 떠난 부부와 세 자녀는 이 책에 여행 1일째부터 23일째까지 모든 과정을 아기자기하게 담아냈다.
○ 아름다운 아시아 도시 기행
- ‘홍콩을 걷다’(시공사)는 ‘뻔한 여행 추천지’라는 홍콩을 글쓴이가 다시 조명한 책이다. 아무리 뻔해도 또 가고 싶고 멋진 곳이 ‘홍콩’이라는 것!
홍콩의 거리를 ‘데이드림’, ‘나이트’, ‘히스토리’, ‘스타일’, ‘시티’ 등 다섯 가지로 나누어 소개했다. 주야장창 걷고 또 걸어도 다 못 가 볼 정도로 다양한 홍콩 골목과 상점들을 사진을 곁들여 소개한다.
작가는 걸어가는 길까지 세심하고 친절하게 출구 번호까지 달아주었다. 잊지 말 것, 즐길 것, 즐기는 방법, 가는 길도 ‘Try To Remember’에 도시마다 정리돼 있다. 무료 셔틀 버스 운행 시간과 홍콩의 대략적인 역사, 문화도 ‘Special Pages’에서 체크하면 된다.
‘홍콩을 걷다’를 옆구리에 끼고 홍콩 골목을 걷다보면 소위 유명하다는 홍콩 관광지나 특이한 볼거리는 한군데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 ‘동경오감’(삼성출판사)은 부부가 함께 만든 책이다. 남편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이고, 부인은 프리랜서 에디터이다. 초판이 나오고, 독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 올해 개정판을 냈다.
‘동경오감’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부부는 매우 섬세하고 예민한 오감을 지녔다고 한다. 동경에 가면 꼭 들러 볼 곳들을 하나하나 디자인의 매력까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글을 쓰는 사람과 디자인을 창조하는 사람이 만든 만큼, 취재와 사진 촬영에 공을 많이 들인 책이다. 책 편집도 180도 펼쳐지는 제본 방식을 이용해 독자들이 보기에 편하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