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성수기인 여름 극장가에서 스크린을 확보하기 위해 이제는 주연 배우들이 나섰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한 국내 총 극장 스크린은 2058개(2007년 기준).
50억 원 이상 총제작비가 투입된 상업 영화가 안정된 관객수를 확보하기 위한 개봉 스크린은 400∼500개다.
하지만 100억 원 제작비가 든 대작의 경우 600개 이상 스크린은 잡아야 첫 주 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 분기점을 넘을 수 있는 순조로운 출발이 가능하다.
요즘 국내 극장가는 스크린을 확보하려는 영화들로 인해 말 그대로 포화 상태. 한 배급사 관계자는 “출근길 2호선 신도림역 보다 더 정신없다”고 표현할 정도다.
200억 대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100억 규모 ‘님은 먼 곳에’. 리롄제가 새로 가세한 인기 블록버스터시리즈 ‘미이라3’, 한석규, 차승원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등 영화 수익을 위해 최소 스크린 500개 이상이 필요한 덩치 큰 영화 4편이 동시에 상영되고 있다. 여기에 방학 가족 단위 관객들을 겨냥한 ‘님스 아일랜드’, ‘도라에몽’, ‘쿵푸팬더’ 등도 스크린에 버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6일에는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다크나이트’,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월E’에 공포영화 ‘고사’까지 개봉한다. 영화는 계속 몰려들고 스크린 수는 한정되다 보니 현재 각 배급사는 스크린을 확보하기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고민 끝에 배급사가 내세운 전략은 스타들의 무대인사다.
한 마케팅 관계자는 “주연을 맡은 유명 스타가 무대 인사를 하면 극장측에서 대부분 스크린이 큰 상영관을 배정해 주고 포스터도 눈에 띄는 곳에 걸어주는 등 신경을 쓴다”며 “할리우드 블록 버스터는 할 수 없는 한국 영화 비장의 카드다”라고 말했다.
실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세 톱스타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은 현재 2주 연속 전국을 돌며 무대 인사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각자 스케줄이 바빠 함께 모이기 힘든 톱스타지만 전국 주요 도시와 수도권 극장을 찾으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세 명의 동시 무대인사는 관객 동원에도 효과가 있지만 개봉 3주차를 맞아 564개의 스크린을 지키는데도 큰 영향을 끼쳤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한석규와 차승원도 개봉 첫 주말 주요 극장을 돌며 무대 인사를 다녔다. 무게감 있는 톱스타이기 때문에 무대 인사는 대부분 매진을 기록해 극장도 큰 스크린을 잡았다.
대형 블록버스터와 경쟁을 앞둔 ‘고사’는 개봉을 7일에서 6일로 하루 앞당겼고 배우들이 총 출동해 무대 인사를 하며 스크린을 확보할 예정.
제작관계자는 “시사회 이후 반응이 좋지만 큰 영화가 많아 각 극장이 교차 상영을 할 수도 있다. 최대한 무대 인사를 많이 가져 스크린을 확보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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