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 고든은 선생님에게 칭찬 스티커를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다. 다른 친구들처럼 글씨를 예쁘게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미술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체육에 소질이 있지도 않고 수업에 집중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든은 친구들을 깔깔깔 웃게 만들고 공에 맞아 엉엉 우는 친구를 뚝 그치게 달래는 재주가 있었다. 퀴즈 놀이 시간이 되자 반 아이들은 고든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고 수근대며 팀에 끼워주지 않는다. 씩씩하던 고든이 울게 된 것은 친구들과 자기 이름이 적힌 스티커 보드를 보고 나서이다. 작가는 어른들이 만든 ‘착한 어린이’와 ‘뛰어난 어린이’라는 잣대는 우리 아이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엄마가 미안해/이철환 글·김형근 그림/6~8세·9000원·미래i아이
‘연탄길’의 작가 이철환 씨가 포구에 사는 쇠제비갈매기 모자를 통해 난개발이 가져올 환경의 비극을 경고하는 책을 펴냈다. 쇠제비갈매기가 사는 포구 모래밭에 거대한 굴착기가 나타난다. 사람들은 도시에 높은 건물을 짓기 위해 포구 모래를 마구 퍼가 갈매기는 바닥을 드러낸 모래 위에 알을 낳아야 했다. 장맛비가 쏟아지자 엄마 갈매기는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애쓰지만 낮아진 모랫바닥에서 애쓰며 버티던 새끼들은 강물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비는 그쳤지만 사람들은 계속 포구의 모래를 퍼 간다. 목숨보다 사랑하는 새끼들을 잃은 어미 갈매기만 모래밭에 혼자 남겨진다.
◇섬수리부엉이의 호수/테지마 케이자부로오 글 그림·엄혜숙 옮김/4세 이상·9800원·창비
홋카이도 북쪽 끝 자연의 신비가 숨쉬는 깊은 산속의 호수에 사는 ‘섬수리부엉이’ 가족을 통해 대자연의 신비를 가르쳐 준다. 섬수리부엉이는 날개를 펴면 2m나 되는 세계에서 제일 큰 부엉이라고 한다. 밤이 찾아오면 섬수리부엉이 아빠는 가족을 위해 먹이 사냥을 시작한다. 동이 트고 산과 호수가 새벽빛으로 푸르게 빛나면 섬수리부엉이는 다시 고목 속 보금자리로 돌아가 잠을 청한다. 30여 년간 홋카이도에 사는 동물들을 소재로 한 그림책을 발표해온 작가 테지마 케이자부로오의 작품이다. 모든 삽화는 판화로 제작됐다. 황금빛 저녁노을, 검은 밤, 푸른 새벽빛 등 세 가지 색감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표현했다.
◇난 외계인이야/김진완 글·박찬우 그림/6~8세·9000원·미래i아이
자신을 멀리 스콜롬띠루 별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믿는 꼬마 환이를 통해 지구 온난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구인 가족들과 함께 섬으로 놀러간 환이는 돌고래 친구들로부터 온난화를 막으라는 메시지를 듣고 뜨거워지는 지구를 식혀 줄 방법을 찾는다. 자동차 매연과 소들이 뀌어대는 방귀가 지구 온난화를 가져오는 원인임을 익살맞은 그림과 이야기로 재밌게 전달한다.
◇(EBS 어린이 역사드라마) 점프 1_주몽의 꿈/정서원 글·김숙 그림/초등학생·8900원·꿈꾸는 사람들
EBS 어린이 역사드라마 ‘점프’를 만화로 구성한 작품. 어린이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역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주인공 어린이가 직접 역사 속 인물이 되어 그 인물의 삶을 체험하는 내용이다. 시리즈의 첫 번째인 ‘주몽의 꿈’에서는 아버지가 없는 주용이가 우연히 타임머신 기능이 있는 팔주령을 발견하고 역사 속으로 들어가 ‘주몽’이 되어 어머니 유화 부인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헤치고 고구려를 세우게 된다. 현재로 돌아온 주용이는 주몽이 된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된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