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녀학교에서 교원 기숙사 사감 노릇을 하는 B여사라면 딱장때요 독신주의자요 찰진 야소군으로 유명하다…저를 불르셨어요?…그래 불렀다. 웨!’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1층 전시실. 건국 60주년 특별 도서전 ‘1948년 그리고 오늘’에 전시된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 앞에 관객들이 모여 있다. 1933년 제정된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따라 1954년 창인사에서 나온 이 책은 현재 표기법과 차이가 많다.
오른쪽에는 2008년 문학과지성사에서 ‘한글 맞춤법 통일안’(1989) 표기법대로 출간된 같은 소설이 전시돼 있어 한글 맞춤법 변천사를 비교해 볼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건국 60주년을 맞이해 31일까지 마련하는 이번 특별전은 1948년부터 오늘날까지 한국 사회의 사회 문화 경제 발전상을 조명한다.
전시물 중 경북 칠곡군 출신의 고 박진우 씨가 1966년부터 2001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30여 년간 써온 가계부(사진)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1966년 8월 20일 갈치 50원, 9월 21일 성냥 2통 20원, 세숫비누 35원…1983년 10월 29일 오이 1개 1500원, 갈치 2마리 3000원.’
연도별로 깨알같이 적힌 가계부를 들여다보면 우리네 살림살이의 변화도 생생히 되짚어 볼 수 있다.
이 밖에 시대별 교과서의 변천, 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발전상, 건국 이후 생활상을 보여주는 영상물 등 도서관 소장 자료가 분야별로 다양하게 전시된다. 02-590-0586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