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일까, ‘반딧불이’일까.
흔히 ‘개똥벌레’로도 불리는 이 곤충의 이름을 아직도 많은 사람이 헷갈린다.(‘반딧불’은 곤충 ‘반딧불이’가 내는 빛을 가리킨다)
도심은 물론 이제는 시골에서조차 사라져 가니 사람들은 반딧불이를 실제로 볼 일도 없다.
볼 일이 없으니 아는 게 없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 대부분 반딧불이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빛을 내는 곤충이라는 것 외에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는 고사성어에 등장한다는 정도가 아닐까.
이 책은 곤충연구가이자 국내 유일의 딱정벌레 전문 동아리인 ‘비틀스’의 초대회장을 지낸 저자가 12년 동안 반딧불이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알 애벌레 번데기 성충의 성장과정을 거치는 반딧불이의 수명은 1년이라는 사실을 비롯해 배 부근의 발광(發光) 마디에서 나오는 빛은 냉광(冷光)으로 뜨겁지 않다는 것, 그리고 반딧불이 성충은 이슬만 먹고 산다는 것 등 반딧불이에 대한 설명을 담았다.
책 중간에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종인 늦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애반딧불이를 그림과 함께 소개했다. 말미에는 반딧불이의 어원, 형설지공의 유래도 담았다.
여름 한 철, 성충이 된 수컷 반딧불이는 암컷에게 자신의 사랑과 능력을 표현하기 위해 빛을 뿜고, 암컷은 다시 빛을 통해 동의를 표시한다. 마침내 한 몸이 된 둘은 교미용 발광을 한 후 알을 남긴 채 생명을 마감한다.
반딧불이들이 구애할 때 내는 빛의 세기는 다른 때보다 강하고 깜박이는 빈도수도 높다니 이보다 더 낭만적인 빛이 있을까.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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