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적 느낌을 준다. 사진가 이명호의 ‘Tree’ 시리즈. 자작나무 뒤에 초대형 천을 설치한 뒤 촬영했다. 그에게 ‘재현’이란 세상의 한 지점을 들춰내 다시 보게 하는 것을 뜻한다. 그는 “모든 예술행위는 우리가 무심코 넘겨버리는 것을 잘 볼 수 있게 환기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의 역할도 “함께 공유했으면 하는 것을 보게 하는 일종의 우체부”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나무란 대상도 선택했다. 아주 흔하고 평범해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방편으로. 자꾸 볼수록 나무가 소리 없이 마음을 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