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책 읽는 대한민국’의 네 번째 시리즈 ‘여행길, 배낭 속 친구가 되어주는 책 30선’이 13일 끝을 맺었다.
이번 시리즈는 6월 23일 여행작가 양영훈 씨가 추천한 사진가 로버트 카푸토의 ‘여행 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로 시작했다. 양 씨를 포함해 대중에게 사랑받는 여행서로 이름난 국내 여행작가 10명이 30권을 직접 골라 의미를 더했다. 추천 작가들은 권삼윤 김남희 김연미 김완준 박준 양영훈 오영욱 유연태 이병률 조창완 씨(가나다 순).
여행작가가 추천했지만 여행기나 여행안내 책에 편중되지 않은 것이 이번 도서들의 특징.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이나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아메리칸 버티고’처럼 멋들어진 여행기도 들어 있지만 문학 철학 등 다른 분야의 책도 많았다. 말 그대로 여행작가들이 여행길에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는 책을 솔직히 고른 덕분이다.
여행작가이자 시인인 이병률 씨는 3권 모두 문학 책만 추천했다. 이 시인은 “이런 책들과 함께 걷고 있다는 느낌, 낯선 곳에서 잠을 청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며 마종기 시인의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를 포함해 소설 ‘섬’ ‘다다를 수 없는 나라’를 골랐다. 오영욱 씨가 추천한 백영옥 씨의 소설 ‘스타일’이나 박준 씨가 추천한 ‘책그림책’, 김연미 씨가 고른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등도 비슷한 맥락에서 추천됐다.
여행에 직접 도움을 주는 책도 많았다. ‘여행 사진을…’이나 ‘뛰어난 자연 사진의 모든 것’ ‘사진가의 여행법’ 등은 최근 사진에 관심 많은 여행객들의 취향에 맞아떨어지는 선정. ‘한국의 야생화’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나무 여행’ ‘자전거 여행’ ‘허시명의 주당천리’ 등은 테마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좋은 지침서였다. 김완준 씨는 “구석구석 실핏줄처럼 누비며 눈에 보이는 것 너머 풍경까지 포착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책 선정 이유도 눈길을 끌었다. 김남희 씨는 3권 모두 지난해 스페인 여행 당시 읽었던 책을 추천했다. 조창완 씨는 3권 모두 현지답사나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이유로 자신이 직접 가본 장소가 등장하는 책을 꼽았다. 권삼윤 씨도 인도 여행 때 읽은 오쇼 라즈니시의 ‘삶의 길 흰 구름의 길’, 그리스에서 탐독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 등을 선정해 감칠맛이 묻어났다.
25일부터 ‘근대의 풍경’ 연재
‘2008 책 읽는 대한민국’은 올해 ‘새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30선’ ‘인문과 자연의 경계를 넘어 30선’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 30선’ ‘여행길, 배낭 속 친구가 되어주는 책 30선’ 등이 연재됐습니다. 25일부터는 다섯 번째 시리즈 ‘근대의 풍경 20선’이 연재됩니다. 인문학자 및 역사 전문 출판사 등이 추천한 20세기 초 조국의 모습을 담은 역사서들이 소개됩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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