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순 회장 “교황청서 한국은 놀라운 부흥모델”

  • 입력 2008년 8월 15일 02시 56분


“교황청에서 누군가를 만나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감탄사와 함께 깊은 관심을 표시합니다. 한국 교회는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면서도 모범적으로 발전하는 모델로 꼽히고 있습니다.”

최근 임기 5년의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위원으로 재임명된 한홍순(65·사진)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의 말이다.

1984년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위원이 된 그는 이번 재임명으로 최장수 위원이 됐다.

이 평의회는 평신도 문제에 관해 교황을 보필하는 기구로 전 세계 교회 평신도사도직을 활성화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위원은 추기경 8명과 대주교 3명, 평신도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평의회는 평신도의 신앙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면서 여성대회와 청년대회 등 평신도가 중심이 된 국제대회를 주관하는 등 가톨릭교회 내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올해 교황청 평신도평의회는 11월 11∼1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평신도와 관련된 주제 발표와 토론을 하고 이 내용을 교황에게 전달하게 된다.

“2006년 9월에 열린 평의회에서는 본당의 역할과 재발견이라는 주제에 대해 토론을 벌였습니다. 특히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함께하는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됐습니다.”

한 회장은 그동안 한국 교회 평신도와 교황청의 가교 역할을 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성 그레고리오 대교황 기사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와의 소중한 인연도 소개했다.

“1987년 추기경으로 계실 때부터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신학자이자 예상 밖의 유머로 주변에 웃음을 만들어 주는 소탈한 분입니다. 11월 평의회 때 한국에 오시도록 청할 생각입니다.”

1971년 교황청립 그레고리안대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라틴어에 능통하고 한국외국어대 상경대학장과 대학원장을 지냈다.

올해 정년을 맞은 그는 “정년은 인생의 종착역이 아니라 정거장일 뿐”이라며 “요즘 나이 들어 공부하는 재미를 더 느낀다. 끝이 없는 공부를 계속하면서 평신도들의 신앙 생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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