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기 5년의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위원으로 재임명된 한홍순(65·사진)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 회장의 말이다.
1984년 교황청 평신도평의회 위원이 된 그는 이번 재임명으로 최장수 위원이 됐다.
이 평의회는 평신도 문제에 관해 교황을 보필하는 기구로 전 세계 교회 평신도사도직을 활성화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위원은 추기경 8명과 대주교 3명, 평신도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평의회는 평신도의 신앙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면서 여성대회와 청년대회 등 평신도가 중심이 된 국제대회를 주관하는 등 가톨릭교회 내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올해 교황청 평신도평의회는 11월 11∼1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평신도와 관련된 주제 발표와 토론을 하고 이 내용을 교황에게 전달하게 된다.
“2006년 9월에 열린 평의회에서는 본당의 역할과 재발견이라는 주제에 대해 토론을 벌였습니다. 특히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함께하는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됐습니다.”
한 회장은 그동안 한국 교회 평신도와 교황청의 가교 역할을 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성 그레고리오 대교황 기사 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와의 소중한 인연도 소개했다.
“1987년 추기경으로 계실 때부터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신학자이자 예상 밖의 유머로 주변에 웃음을 만들어 주는 소탈한 분입니다. 11월 평의회 때 한국에 오시도록 청할 생각입니다.”
1971년 교황청립 그레고리안대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라틴어에 능통하고 한국외국어대 상경대학장과 대학원장을 지냈다.
올해 정년을 맞은 그는 “정년은 인생의 종착역이 아니라 정거장일 뿐”이라며 “요즘 나이 들어 공부하는 재미를 더 느낀다. 끝이 없는 공부를 계속하면서 평신도들의 신앙 생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