涅(날)은 검은 진흙이다. 본뜻은 물속의 검은 흙이며 曰(왈)이 발음요소이다. 동사로는 검게 물들이다의 뜻이 된다. ‘논어’에 보이는 涅而不緇(날이불치)는 검게 물들여도 검어지지 않는다는 말로, 품격이 고상하여 나쁜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음을 비유한다.
涅(날)은 불교용어 涅槃(열반)에서처럼 ‘열’로도 읽는다. 열반은 梵語(범어) 즉 산스크리트어 ‘니르바나’의 음역이며 滅度(멸도)나 寂滅(적멸) 또는 圓寂(원적)으로 의역된다. 불교에서 말하는 수도의 최종 목표로서 일체의 번뇌를 벗어난 지극히 자유로운 경지를 가리킨다. 승려의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與(여)는 ‘∼와 함께’에 해당한다. 之(지)는 지시대명사로 앞의 涅(날)을 가리킨다. 俱(구)는 함께하거나 함께 가다가 본뜻인데, 모두 또는 함께의 뜻으로 많이 쓰인다. 黑(흑)은 굴뚝인 (창,총)(창) 밑에 타오르는 불인 炎(염)을 둠으로써 연기에 검게 그을린 것을 나타냈는데, 문자체가 小篆(소전)에서 隸書(예서)로 변하면서 그 자형이 지금에 가깝게 크게 바뀌었다.
검은 진흙 속에선 흰 모래도 검어지듯이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어릴 때의 교육환경은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오늘날의 부모이다. 어린 아들에게 좋은 환경을 찾아 세 차례나 이사한 맹자 어머니에 못지않게 열성적이다. 물론 지나치게 이기적인 분위기가 좋은 교육환경이 아니라는 점도 알리라. ‘荀子(순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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