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노린 전쟁, 아직 현재진행형
중앙아시아 지역을 놓고 강대국의 각축전이 한창이다.
최근 이 지역은 ‘자원 전쟁’이 가장 뜨거운 장소로 꼽힌다. 석유와 가스는 물론이고 금 은 구리 등 풍부한 자원이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 지역의 석유 자원에 접근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내 공군기지 시설을 확충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미국에 맞서고 있다.
중앙아시아를 차지하기 위한 강대국의 경쟁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중앙아시아는 오래전부터 제국들의 다툼이 치열했던 현장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걸친 100년 동안 영국과 러시아가 벌인 중앙아시아 쟁탈전은 두 제국이 충돌했다는 점에서 ‘그레이트 게임’으로 불린다.
그레이트 게임이 시작된 것은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면서부터. 인도를 차지한 영국은 새로운 식민지 개척을 위해 중앙아시아로 진출했고 러시아도 아시아로 영토 확장을 시작했다. 영국과 러시아는 20세기 초 파미르 고원 지역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20년간 ‘더타임스’의 중동 전문기자로 일했던 저자는 이 게임에 참여했던 장교, 주재관, 탐험가, 측량사 등 개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레이트 게임의 양상을 추적했다. 당시 발간된 국제 정세를 다룬 문헌과 영국, 인도, 러시아 정부 문서, 게임에 참여했던 개인들의 여행기를 모은 뒤 소설 형식으로 풀어썼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두 제국의 각축전에 참여했던 영국인과 러시아인 300여 명이 책에 등장한다. 이들은 말 장수와 순례자로 변장한 뒤 수천 km에 이르는 아프가니스탄 지역을 정탐했다. 강과 농작물을 파악하고, 강우와 기후를 기록했고, 부족장들을 만나 정세를 살폈다.
그레이트 게임이 처음 시작됐을 때 러시아와 영국령 인도의 국경은 3000km 이상 떨어져 있었다. 그러던 것이 게임이 종료되기 직전 그 거리는 수백 km 이하로 줄었다.
저자는 “당시 영국과 러시아가 모두 탐냈던 아프가니스탄은 오늘날도 전쟁터다”면서 “이 지역에서 지금 새로운 그레이트 게임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솔)는 중앙아시아의 유적지 종교 풍속 사상 등을 주제로 여러 전공 학자들의 주제별 연구 결과를 엮은 책. 고구려 벽화와 중앙아시아 미술의 연관성을 다룬 글도 있다.
‘중앙아시아의 문명과 반(反)문명’(리북)은 중앙아시아의 위기와 기회, 갈등과 협력을 탐구한 책. 실크로드의 생성 발전 및 쇠퇴 과정과 중앙아시아 민족주의 운동의 역사와 성격을 살폈고 오늘날 중앙아시아에서 나타나는 이슬람의 정치 세력화 양상,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기원 등을 다뤘다.
‘실크로드 이야기’(이산)는 8∼10세기 중앙아시아를 문화사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실크로드 주변의 다양한 생활상을 재담꾼 곡예사 악사 기생 등의 인물을 중심에 놓고 재구성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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