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때문에 더위를 많이 타고 상한 음식물을 먹고 배탈이 나기 쉽다. 일년 중 기생충 때문에 가장 고생을 하는 때이기도 하다. 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해지면 이제는 털갈이를 걱정해야 한다.
개, 고양이, 조류, 파충류 등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애완동물은 물론 주인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 애완동물 잦은 목욕은 피하세요
주부 이영선(39·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씨는 애완견 '루리'를 하루에 한번씩 목욕을 시킨다. 강아지 냄새를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루리는 목욕을 시키고 나면 털이 빠지고 몸을 여기저기 핥는 등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애완동물은 피부가 사람보다 얇기 때문에 비누와 샴푸에 쉽게 자극을 받는다. 피부보호제가 함유된 전용세제를 사용해 열흘에 한 번씩 목욕을 시키는 것이 적당하다. 목욕 전 털이 엉클어진 부분을 빗질해주고 끝난 후에는 귀에 솜을 넣어 물기를 닦아낸다.
개와 고양이도 사람처럼 양치 습관을 들어야 한다.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이빨과 잇몸을 가볍게 문질러 주면서 입을 벌리는 습관을 들인 후 부드러운 칫솔이나 천으로 양치를 시킨다. 양치질은 주 1, 2회가 적당하다.
강아지나 고양이의 대소변 훈련을 시키려면 3, 4주 걸린다. 정해진 장소에서 배변을 했을 때 칭찬을 해주고 간식을 주면 효과적이다. 배설물을 치운 후 락스로 바닥을 닦거나 뜨거운 물을 끼얹어준다.
애완동물은 더울 때 설사를 자주 한다. 물을 너무 많이 먹고 세균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기 때문이다.
정언승 한국동물병원협의회 총무는 "애완동물이 배앓이를 하면 등푸른생선 등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을 사료에 섞어주면 위에 부담이 적다"며 "설사가 계속되면 동물병원에서 치료용 사료를 처방받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환절기에는 애완동물의 털갈이가 진행된다. 털갈이 시기에는 브러시로 자주 빗질을 해서 피부를 계속 자극하고 빠질 털을 미리 제거해준다. 빗질을 하면서 땀띠 등 피부병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 주인 성격에 맞는 애완동물 선택
날씨가 선선해지면 애완동물을 입양하는 가정이 많아진다. 가을은 일년 중 애완동물을 가장 많이 입양하는 때다.
애완견의 경우 코커스패니얼과 요크셔테리어는 영리해서 주인과 쉽게 친해진다. 골든리트리버는 대형견이지만 유순한 성격이다. 닥스훈트는 다리가 짧은데도 날렵하다.
코가 촉촉이 젖어 있고 털에 윤택이 나는 강아지가 건강하다. 서 있을 때 균형이 맞는지 살펴보고 변을 확인해서 묽거나 피가 섞여 나오면 건강이 좋지 않다는 증거. 비교적 손이 덜 가는 강아지를 원한다면 순종 보다 건강상 문제가 적은 잡종을 택한다.
고양이를 입양할 때는 성별이 중요하다. 암컷은 발정기 때 큰 소리로 울고 수컷은 집안 여기저기 조금씩 오줌을 싸는 버릇이 있다.
주인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면 애교 있는 러시안블루, 코래트 종이 좋다. 직장 다니는 사람은 혼자서 잘 지내는 아메리칸숏헤어, 아메리칸와이어헤어를 선택한다. 페르시안고양이는 특이한 색깔이나 무늬를 선호하는 주인에게 좋다.
요즘 도마뱀, 거북이 등 파충류도 애완동물로 인기가 높다. 파충류는 피부가 윤이 나고 건조해야 건강하다. 특히 꼬리와 다리의 피부가 탄탄해야 한다. 거북이는 등의 딱딱한 껍질이 매끄러워야 하고 뱀과 도마뱀은 혀를 자주 날름거리는 것이 건강하다.
● 매월 구충제 먹여야
애완동물 주인들은 큰 병이 났을 때는 잘 챙기지만 정기 구충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기생충이 있다고 해서 겉으로 봤을 때 크게 아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애완동물 기생충은 심장사상충, 회충 등 내부기생충과 벼룩, 이, 진드기 등 외부기생충으로 나뉜다.
내부기생충은 먹는 구충제를 많이 쓰고 외부기생충은 바르는 방식이 많다. 피부에 한번 바르면 내외부 기생충을 한꺼번에 없앨 수 있는 종합구충제도 나와 있다. 동물병원에서 구충제 사용법을 익힌 후 집에서 사용하면 된다.
나승식 바이엘 헬스케어 동물의약 사업부 이사는 "애완동물 구충은 동물뿐만 아니라 주인의 건강에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내외부 종합구충제를 월 1회 정기적으로 사용하면 기생충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