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집회까지 끼어든 ‘시위꾼’

  • 입력 2008년 8월 28일 02시 58분


광우병대책회의 등 500여명 범불교도대회서 깃발

일부 복면쓰고 행진… 스님들 “따로 모여라” 질타

27일 열린 범불교도대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대가 끼어들어 빈축을 샀다. 그동안 폭력시위를 초래했던 이들의 등장으로 물리적 충돌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종교 행사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등의 시위대 500여 명(경찰 추산)은 이날 행사가 시작된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주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다함께’, ‘아고라’, ‘안티MB’ 등의 깃발을 들고 수십 명씩 광장 주변에 모였다. 이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치러진 종교행사 와중에 ‘영어몰입교육 반대’, ‘역사왜곡 뉴라이트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한나라당 해체 조중동 OUT’이라고 적힌 유인물을 범불교도대회에 참가한 불교 신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시위대는 오후 4시 20분경부터 시작된 행진에도 깃발을 들고 참여했다. 이를 보다 못한 스님들이 “순수한 종교행사를 하는 자리이니 웬만하면 따로 집회를 하라”고 말릴 정도였다.

하지만 시위대는 행진을 강행했고 이들 중 일부는 복면과 마스크를 쓴 채 이동했다. 위화감을 조성하는 시위대의 모습에 일부 대회 참가자들이 몸을 피하기도 했다. “대회와 관련 없는 사람들은 인도로 올라가라”는 경찰의 경고 방송도 통하지 않았다.

시위대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하고 깃발을 내렸지만 “공안 탄압 중단하라”, “뉴라이트 자폭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이날 오후 6시경, 범불교도대회가 끝나고 참석자들이 모두 돌아간 뒤에도 시위대는 종로구 인사동 일대에 남아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밤늦게까지 시위를 계속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종교집회 취지를 알기나 하느냐”, “순수한 종교집회를 이용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영상취재 : 정영준,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


▲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영상뉴스팀 신원건 기자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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