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도 좋고, 질도 좋다. 유행에 맞춰 만든 제품이 아니니 어느 가구와도 근사하게 어우러지고, 오래 갈 수 있으니 소장가치 또한 높다.
그러나 북유럽 가구에도 단점은 있다. 바로 높은 가격과 열악한 유통망이다. 현재 프리츠 한센, 비트라, 구비, 아르테크, 클라시콘 등 세계적 가구기업이 선보이는 정통 북유럽 가구의 오리지널 제품들은 싼 것이 수십만 원, 비싼 것은 수천만 원 선이다. 테이블에 의자, 조명 등 이런 저런 구색을 갖추다 보면 억 원대가 될 정도다 보니 중산층에는 ‘그림의 떡’이다.
이를 정식 수입하는 국내 유통회사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인엔디자인웍스(www.innen.co.kr), 에이후스(www.a-hus.co.kr), 웰즈(www.wellz.co.kr) 등이 가구, 조명, 패브릭 등의 부문에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제품과 함께 인테리어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1930∼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북유럽 가구 거장(巨匠)들의 오리지널 빈티지 제품들은 aA디자인뮤지엄(www.aadesignmuseum.com)에서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다.
정품 북유럽 디자인 가구를 갖출 만한 경제적 능력은 없는데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에 대한 ‘욕망’을 억누르지 못한 소비자들은 서울 지하철 을지로4가역 주변을 따라 형성된 ‘을지로 가구거리’로 향한다. 이곳의 일부 상점은 오리지널 제품의 약 10분의 1 값에 이른바 ‘카피 제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짝퉁 명품’인 셈이니, 디자인 저작권에 문제가 있는 제품들이다. 앉았을 때의 느낌이나 손으로 만져본 자재의 질감, 곡선 처리 등도 ‘진짜’와는 확실히 다르다. 하지만 개인 소비자는 물론 카페, 레스토랑, 심지어 이름난 호텔에 이르기까지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는 게 가구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북유럽 디자인 가구 중 98%는 ‘메이드 인 을지로’라고 보면 된다”며 “하루 빨리 수입 유통망이 다양해지고 자체 디자인 브랜드가 나와야 이 같은 ‘가짜 시장’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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