枕(침)은 베개 또는 베다의 뜻, 席(석)은 자리 또는 깔고 앉다의 뜻이다. 枕席(침석)은 베개와 자리로 침구를 뜻한다. 同枕席(동침석)은 남녀의 동침을 의미한다. 黃泉(황천)은 저승을 가리킨다. 누런색의 黃(황)은 光(광)의 고문자와 田(전)이 합해져 변형됐다.
함께 또는 共同(공동)의 뜻인 共(공)은 두 손으로 물건 하나를 든 것을 나타냈다. 두 손을 맞잡다의 뜻인 拱(공)과 바치다의 뜻인 供(공)은 그 파생자이다. 友(우)는 같은 방향인 두 손을 나타냈으며, 벗 또는 우애롭다는 뜻 외에 돕다의 뜻도 있다.
漢末(한말) 비극적 부부애를 노래한 초장편 서사시 ‘孔雀東南飛(공작동남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말단관리 焦(초)씨에게 시집온 어린 劉(유)씨는 부지런하고 예절바르다. 하지만 그녀를 미워해 친정으로 쫓아내려는 시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부부는 잠시 헤어졌다가 때를 기다려 재결합하기로 한다. 친정에 돌아온 그녀는 강권에 못 이겨 재혼을 허락하는데, 결국 혼인 전날 옛 남편을 그리며 우물에 몸을 던진다. 이 소식을 들은 옛 남편 역시 바로 나뭇가지에 목을 맨다.
姑婦(고부) 간의 갈등은 오래된 화두이다. 하지만 자신을 절제하고 상대를 배려하면 더없이 가까운 모녀가 될 수 있다. 황천까지 같이 가야 할 부부의 정분이 그로 인해 훼손될 수는 없다. 원제는 ‘古詩爲焦仲卿妻作(고시위초중경처작)’으로 무명씨의 작품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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