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지나가고 있지만 오페라 팬들에겐 여전히 한 여름이다. 여름밤에 듣는 오페라의 아리아는 사탕보다 달콤하고 아이스크림보다 부드럽다.
올 여름을 오페라와 함께 할 수 있는 막차가 섰다. 지금이라도 올라탈 것인가, 아니면 떠난 뒤 손을 흔들며 1년 뒤의 여름을 기약할 것인가.
국립오페라단이 내놓은 ‘쟈코모와 여름’ 시리즈가 오페라 팬들의 환호 속에 힘차게 달리고 있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목 쟈코모 푸치니의 탄생 150주년을 맞아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푸치니의 대표작 네 편을 연속 공연한다.
8월 31일 나비부인으로부터 출발해 9월 1일 마농레스코를 찍은 이 시리즈는 2일 토스카를 거쳐 8일 투란도트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쟈코모의 여름’은 국내에서 흔히 만나기 힘든 ‘오페라 콘체르탄테’의 형식으로 꾸며졌다. 오페라 콘체르탄테는 18세기 바로크시대에 유행했던 오페라 공연의 한 형태다. 오케스트라가 무대 정중앙에 위치하고 성악가들이 노래하는 콘서트 형식의 오페라라는 특징이 있다.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오페라 갈라’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오페라 갈라가 유명 오페라 아리아를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하는 ‘모둠초밥’이라면, 오페라 콘체르탄테는 의상과 소품 없이 오페라 전막을 공연하는 기름기를 쪽 뺀 담백한 ‘풀코스만찬’이라 보면 된다.
무엇보다 피트 안에 숨어있던 오케스트라가 무대 전면에 등장해 솔리스트, 합창단과 대등하게 음악을 ‘겨룬다’는 점에서 ‘오페라 협연’에 가깝다. ‘비주얼’보다는 ‘오디오’에 방점이 찍힌 만큼 모처럼 ‘듣는 오페라’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2일 토스카에서는 김향란(토스카)과 이현(카바라도시), 8일 투란도트에서는 서혜연(투란도트)과 김남두(칼라프)가 타이틀 롤을 맡는다.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티켓링크 1588-7890/인터파크 1544 -1555
[티켓] 1만원∼7만원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관련기사]애잔한 가을연가 그 감동 속으로…‘기타4중주’ 최강 군단 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