廣(광)은 주로 넓거나 크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본뜻은 큰 집이다. 언덕에 높게 자리 잡은 집을 나타낸 엄(엄)이 의미요소이다. 黃(황)은 발음요소이다. 부수로 쓰이는 엄(엄)은 관청의 廳(청)이나 정부의 府(부) 그리고 신주를 모셔두는 廟(묘)의 경우처럼 집과 관련이 있음을 나타낸다. 在於(재어)는 ‘∼에 달려 있다’에 해당한다.
倦(권)은 지치거나 피로하다 또는 게으르거나 나태하다의 뜻이다. 倦怠(권태)는 게으르거나 싫증이 나는 상태이다. 誨人不倦(회인불권)은 남을 가르침에 있어 지치거나 나태하지 않다는 말로 공자가 실천한 바이다. 固(고)는 堅固(견고)처럼 단단하다 또는 굳히다의 뜻이다. 사방을 둘러싼 모양을 본뜬 국(위)가 의미요소이다. 국(위)는 圍(위)의 고체자인 동시에 國(국)의 고체자이기도 하다. 그때는 당연히 독음이 ‘국’이다.
學如逆水行舟(학여역수행주) 不進則退(부진즉퇴), 즉 “학문이란 물길을 거슬러 배를 모는 것과 같아서 나아가지 않으면 후퇴한다”고 하였다. 안타깝게도 정지하면 후퇴하는 것이 된다. 그러니 후퇴를 면하기 위해서라도 줄곧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당연히 힘들고 고통스럽다. 굳은 의지로 견뎌내며 부지런히 나아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뜻밖의 커다란 즐거움도 만날 수 있다. 더욱이 배움이 넓으면 넓을수록 그것이 선사할 세계가 더욱 멋지고 풍성할 것이 보장되지 않았는가. 晉(진) 葛洪(갈홍)의 ‘抱朴子(포박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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