而(이)는 순접과 역접에 모두 쓰이는 접속사이다. 能(능)은 조동사로서 가능이나 허락을 표시한다. 본래는 곰의 모양을 본뜬 것이며 능력이나 유능한 사람을 뜻한다. 容(용)은 담다 또는 收容(수용)하거나 容納(용납)하다, 얼굴이나 容貌(용모)의 뜻이 있다. 집을 뜻하는 면(면)과 골짜기를 뜻하는 谷(곡)이 합해진 형태인데 모두 무엇인가를 채울 공간을 제공한다.
淺(천)은 얕다는 뜻으로 깊다는 뜻의 深(심)과 상대적이다. 粹(수)는 純粹(순수)하여 불순물이 없다는 뜻이다. 본래는 잘 찧은 쌀인 精米(정미)를 가리키며 米(미)가 의미요소이다.
雜(잡)은 衣(의)와 集(집)이 합한 것이 변모해서 여러 색깔의 옷이 모인 모습을 나타냈다. 본뜻은 각종 색깔의 어우러짐이며, 잡되다 또는 많다는 뜻과 섞이다 또는 모이다의 뜻으로 확대됐다. 발음요소와 의미요소를 겸한 集(집)은 원래 木(목) 위에 새를 가리키는 추(추) 셋이 모인 형태였는데 후에 추(추)가 하나만 있는 지금의 형태로 변했다.
“군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남을 탓하지 않으며, 남이 할 수 없는 것으로 그를 부끄러워하게 만들지 않는다”고 했다. 남의 淺薄(천박)함도 용납하고 잡됨도 수용할 수 있는 포용력과 여유가 있어야 진정한 박식함과 순수함이다. ‘荀子(순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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