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수상한 사실이 믿어지지 않네요.”
한국 대학생의 디자인 작품이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의 하나로 꼽히는 ‘2008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dot Design Award)’의 콘셉트 디자인 부문 수상작으로 뽑혔다.
수상작은 정재규(23·조선대 제품실내디자인 전공 2년) 씨가 디자인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계 ‘도미노(A domino)’. 정 씨는 음성 등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기존 시각장애인용 시계와 달리 숫자가 네 자리의 점으로 표현되는 디지털시계를 디자인했다. 기업체와 전문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이 대회에서 대학생이 상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시각장애인들의 불편을 공감했다는 정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광주의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기존 시각장애인용 시계의 불편한 점을 들어봤다”며 “음성식은 장애인이라는 것을 주변에 알리게 되고 시침과 분침을 손으로 만져야 하는 아날로그 방식은 바늘이 돌아가는 경우가 있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앞으로도 이번 수상작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매해 열리는 이 대회는 미국 ‘IDEA’와 독일 ‘iF’와 함께 3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손꼽히며 제품, 커뮤니케이션, 콘셉트 디자인의 3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올해 콘셉트 부문에는 48개국에서 1906점이 출품돼 170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